이재명 대북송금 기소에···與 "이화영 공범" vs 野 "정치 검찰 지긋지긋"
檢, 이화영 1심 유죄 판결 이후 이재명 추가 기소 與 '사법 파괴 저지 특위' 신설···野는 '검찰 개혁' 강조
2025-06-1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쌍방울 대북 송금과 관련한 제3자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한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히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대북 송금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 대표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기소가 검찰이 계속해온 '이재명 괴롭히기'의 연장선이란 입장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지난 12일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 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화영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 혐의로 지난 7일 1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검찰은 이 대표가 이 사건의 공범으로서 사실상 모든 내용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더 이상 수사 검사에 대한 특검이나 탄핵 같은 민주당의 정치적 횡포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가능한 빨리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이 대표와 민주당은 사법방해가 아니라 정상적 사법 절차에 성실히 임해주길 바란다"며 "사법부도 신속한 재판을 통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대한민국 헌정 전체의 리스크로 증폭되지 않도록 하여 사법부의 존재 이유를 확실히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탄하기 위해 사법 파괴를 도모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위'를 구성하기로 총의를 모았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입법부 파괴에 이어 사법부도 파괴하려 한다. 전면 저지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위 위원장과 간사에는 각각 검사 출신인 유상범·주진우 의원이 내정됐다. 그는 "민주당은 어떻게든 피해 보려고 특검법을 발의하고, 검사·판사 탄핵과 판사 선출제를 운운하고 있다"며 "법률 전문가 의원들을 특위에 다 배치해 강력히 활동하겠다. 특위 중심으로 강력한 투쟁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추가 기소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 대표에 대한 사법 공세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이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것이라는데,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며 "지긋지긋하고 극악무도한 정치 검찰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처음 검찰이 쌍방울 수사에 나선 이유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었다는 것을 거론하며 "뭐라도 있는 것처럼 신나게 언론 플레이를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니까, 결국 기소도 못 했다. 그런데 털다 털다 엉뚱하게도 대북송금 가지고 기소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의 진술을 조작했다는 정황과 진술이 불거져 나왔고, 쌍방울의 대북송금이 주가 조작을 위한 것이라는 국정원 문건까지 나왔는데 (검찰은) 다 묵살했다"며 "이것은 누가 봐도 별건 기소에 조작 기소"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하지 않으면서 야당 대표는 '묻지마 기소'를 하고 있다며 "오로지 증거로서 진실을 좇아야 할 검찰이 진술을 조작하고 증거를 조작하여 조작 기소한다면 범죄 집단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에서 검찰개혁을 확실하게 해내고, 못된 정치 검사들이 나라를 망치지 못하게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는 2019년 이화영 전 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와 북한 측이 요구한 도지사 방북 의전비용 명목 300만 달러 등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 송금과 관련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