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정당 반복 안돼"…개원 초부터 선거제 개편 요구 봇물
위성정당 방지법·지구당 설치법·중대선거제 확대 등 논의돼
2025-06-13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22대 국회 개원 초부터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번 선거가 닥쳐야 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선거가 종료되면 바뀌는 점이 없어 문제가 반복되는 상황을 조기에 해결하자는 지적이다. 위성정당 설립 금지법 통과부터 지구당 부활론, 광역·기초의회의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의 내용이 거론된다.
13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위성정당 설립 금지법'을 22대 국회 1호 입법청원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차기 총선이 4년이 남았으니 지금이 적기"라며 "선거를 앞두고는 논의가 되지 않는다. 위성정당 방지법에 지금 관심을 가져, 2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비례성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경실련이 이날 밝힌 입법청원안은 거대 정당이 지난 21·22대 총선 때처럼 위성정당을 창당하려고 할 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승인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선관위는 당시 위성정당이 형식적인 요건을 충족시켰다며 등록을 승인해왔다. 이를 막기 위해 청원안은 위성정당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선관위가 위성정당 여부를 검토해 정당 성립 및 등록 신청을 불허해야 한다는 규정을 담았다. 또 뒤늦게 위성정당이 발견됐을 경우 해산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경실련은 "헌법상의 정당 설립의 자유, 정당 운영의 자유가 위헌적인 위성정당 창당 및 운영에게까지 무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대 양당이 선거 기간 비례대표 의석을 더 확보할 목적으로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것은 우리 정당체계에 혼란을 주고 있으므로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내 '지구당 부활' 필요성도 지속해 언급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 마다 존재했던 정당의 지역사무소를 일컫는 '지구당'은 지난 2002년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사건, 이른바 '차떼기 사건'에서 지구당이 불법자금 유통 경로가 된다는 비판이 나오며 2004년 폐지됐다. 그러나 정치 신인이 선거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불공정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다시금 지구당 설치 논의가 불 붙게 됐다. 현행 법률에 따르면 법적으로 9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고, 지역구 사무실을 운영하며 후원금도 모금 가능한 현역 국회의원들과 달리 원외 당협·지역위원장은 사무실 운영 및 유급 직원 보유, 후원금 모금이 모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지구당 부활도 중요한 과제"라며 정당법 개정 필요성을 시사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며 옹호했다. 권영세·안철수 등의 의원들도 찬성의 뜻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2년여 남은 지방선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함으로써 지역 내 '1당 독재'를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광역·기초의회 선거제 개선을 위한 간담회-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 법제화를 중심으로'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정치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선거 중대선거구제 시범실시가 정당 독점구도를 완화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법제화를 통한 중대선거구제의 확대 실시 방안을 제시했다. 하승수 변호사도 일당 독점 체제의 지속 시 지역정치가 사라지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돼 지역소멸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혼합형 비례대표제 또는 순수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해 광역의회의 불비례성과 일당 독점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