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車정비 서비스...소비자 요구는 높고, 업계 여건은 어렵고
2015-03-24 김필수
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간혹 방송에 자동차 정비서비스에 대한 과잉 정비 내용을 내보내는 경우가 있다. 이는 부정적인 내용으로 차량에 무지한 차량 소유자들을 속인다는 내용이 대다수이다.물론, 이러한 문제가 있는 정비업소가 시장을 흐려놓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극히 일부분이다. 당연히 개선돼야 하고 선진형으로 바뀌어야 한다.정비업소의 자정 기능과 내부 규정도 강화해야 하고 정부의 철저한 소비자 중심 정책도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들도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지식은 아니어도 차량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만이라도 익히면 상당 부분 대처할 수 있다.이처럼 정비업소의 과잉정비 등은 국내 정비업계가 예전부터 레드오션 영역이기 때문이다. 수익 측면에서 한계점에 와 있는 기업이 많고, 하늘 쳐다보면서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 더 많은 사고차량이 들어오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 만큼 열악하다는 뜻이기도 하다.정비업체도 많은 편이다. 국내 정비업체는 3가지로 나뉜다. 우리가 자동차 공장이라고 하면서 검사도 받는 업체는 종합자동차 정비업이며, 다소 작은 기업을 소형자동차 정비업이라고 한다. 이들 업체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어 전국적으로 4500개 정도가 있다. 여기에 흔히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카센터라고 하는 곳이 바로 가장 규모가 작은 전문 자동차 정비업이다. 예전에는 부분정비업이라 불렸다. 이 업소가 전국에만 3만500개 정도 있다.이로 인해 한 개 업체당 정비차량 대수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여기에 보험업계와 가장 민감한 문제인 보험정비수가는 항상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서 종합이나 소형자동차 정비업은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 전체 수입원의 60~7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설상가상으로 수익 모델도 적다. 이들 업체들은 부품에서 수익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공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이용할 때 고비용을 받는 것과 달리, 수 천만원 하는 고정밀 자동차 진단장비를 이용해도 절대로 추가 공임이 들어가지 않는다.여기에 완성차의 차량 내구성이 좋아지고 무상 서비스 기간이 늘면서 차량 고장으로 정비업소를 찾는 회수도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이밖에 완성차 업체가 고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서비스를 늘려나가고 있어, 이들 정비 업체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특히 제살 깎아 먹는 업체 간 경쟁으로 정비 업계는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그러나 정비영역은 없어서는 안될 촉매제 역할을 한다.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 90조원 시장 중, 정비업 규모는 2조원 시장이 되지 않지만 핵심 영역이다. 자동차 정비는 소비자와 직결되는 중요 영역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중요한 서비스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일산 한국전시장(킨텍스)에서 개최되는 오토모티브위크에서 선진 정비 세미나가 열린다. 세미나에서 소비자와 정비업자 모두가 살 수 있는 윈윈 개념의 대책이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