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문화재단, 지역문화 예술프로젝트 ‘조용히 뜨겁게 빛나는 우리의 불빛에 건배를’

11월 30일까지 구로시장 영프라쟈와 G밸리 G타워에서 진행

2024-06-14     백중현 기자
지역문화

매일일보 = 백중현 기자  |  구로문화재단은 구로의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조용히 뜨겁게 빛나는 우리의 불빛에 건배를’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지난달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구로시장 영프라쟈와 G밸리 G타워에서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의 서남권에 위치하고 있는 구로구는 탁월한 입지조건으로 1960년대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가 조성되며 전형적인 도시 외곽의 근교농업지역에서 벗어나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됐다. 약 60만평 규모였던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는 수출산업육성을 목적으로 조성한 국내 최초의 산업단지이자 서울시 내에 위치한 유일한 국가산업단지였으며 ‘구로공단’으로 불려졌다. 구로공단에는 전국 각지에서 취업을 목적으로 한 인적자원이 대거 유입되었고, 공단의 전성기였던 1978년에는 무려 11만 4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근무했다. 구로공단은 1971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국가 전체 수출액의 10% 이상을 달성했으며 역사상 유례없는 한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조용히 뜨겁게 빛나는 우리의 불빛에 건배를’에서는 한국의 산업화를 이루어낸 수많은 작은 별들을 기억하고, 급격했던 시대의 변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모든 이들을 잠잠히 품었던 구로를 살펴본다.  전시 <세공 細工>에서는 크리에이티브 콜렉티브 ‘오팔 스튜디오(Opal Studio)’가 구로공단의 중요 장소였던 구로시장의 패션거리에서 구입한 의류로 스타일링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햇쓸까(Hatsseulka)’는 구로공단의 근로자들에게 밀접했던 오브제로 만든 헤드피스 작업을 통해 지나간 시간 속 한 시대를 빛나게 살아낸 그녀들에게 섬세한 존경을 전달한다.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그려내는 ‘에이더블유이(awe)’는 도심 속 시장 골목에 블랙, 실버, 퍼플 등 신비한 컬러의 식물들로 채워진 의외의 공간을 제안하며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작은 숲으로 초대한다.  독창적인 조합을 통해 유쾌한 작업물을 선보이는 건축·디자인 스튜디오 ‘모토엘라스티코(MOTOElastico)’는 구로와 시대를 함께하며 지역의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로서 기능했던 구로시장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공간 〈GUROCK&ROLL〉으로 소개하고, ‘히토(HITO)’는 일상에 활기와 여유를 선사하며 특정 시간과 장소를 감성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고유의 향을 작은 나비 책갈피에 담았다. 이곳에서는 ‘비씨지북스’의 북 큐레이션 〈열매클럽〉의 책들과 ‘오팔 스튜디오’의 음악 큐레이션 <나비>에 잠겨 고요한 행복을 누려볼 수 있다. 그 외 ‘블루스’라는 장르를 통해 구로에 새겨진 세월과 정서를 느껴보는 조범진의 보컬 공연 〈블루 노트〉와 구로공단에서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이르기까지, 한국 산업화의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인 G타워에서 이 시대의 작은 별들과 함께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프로젝트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참여 프로그램 <구로 고메 스트리트>는 과거와 현재, 도시와 지역, 한국과 중국 등 다양한 모습이 한데 엉킨 채 드러나는 다양성의 묘한 조화가 매력적인 구로시장의 특성과 구로공단 시절의 대표적인 먹자골목으로 구로공단 여공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구로시장 먹거리타운’을 소개한다. 전국의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발굴하며 자연, 사람, 생명의 조화를 이룬 미식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아워플래닛(our planEAT)’과 오랜 세월 ‘정이 듬뿍 담긴’ 손맛의 ‘정희순(5호집), 현영이(내일 또 내일)’등 10명의 포차 쉐프가 참여해 특별한 메뉴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