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양극화…중소형사 PF 위기감 고조

증권업종 1분기 실적 개선 속 중소형사는 뒷걸음  PF 비중 높은 중소형사 경영난...2분기도 먹구름

2024-06-16     이광표 기자
여의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올해 1분기 거래대금 증가 영향으로 증권가 실적이 개선됐지만 대형 증권사의 덩치만 커지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관리 등 위험자산 리스크 관리에 따라 중소형사 간 실적이 엇갈리면서, 내달부터 정부의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경우 중소형사들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국내 중소형 6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합산 당기순이익은 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집계된 1116억원 대비 68%나 급감한 수치다.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악화는 전체 증권사의 실적개선 흐름과 상반된 흐름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증권사 60곳의 순이익은 2조51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조3522억원(35.0%)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포함된 대규모 일회성 손익인 배당금 수익 1조7000억원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3635억원(16.9%) 증가한 수치다. 연말 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며 1311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 대비로는 순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대형 증권사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5대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조1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에 그쳤다.  중소형 증권사의 실적 부진은 대부분 부동산 PF 충당금 여파 때문이다. 이 회사들은 리테일 중심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대형 증권사와 달리 부동산 PF를 비롯한 IB 부문에 주력했다. 결국 부동산 시장 불황의 장기화로 부실 사업장이 다수 등장하는 등 리스크 확산에 실적 개선을 꾀하기 어려웠단 평가가 나온다.  투자업계는 대다수 중소형 증권사에서 확인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정상화 방침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과 사업장 정리로 인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져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사 대비 이용 고객이 높지 않은 중소형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면서 “그 때문에 중소형사들은 부동산 PF에 집중해 왔던 만큼, 관련 리스크 심화로 실적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