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시작됐나…5대은행 가계대출 보름 새 2조원 증가

주택 거래 회복세에 주담대 중심 증가 “당국 규제에 하반기 쯤 증가폭 둔화”

2025-06-16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 5대은행의 가계대출이 보름 새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심으로 증가세가 뚜렷했다. 최근 주택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고 판단한 시장 참여가자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계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꺽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705조3759억원으로, 5월 말(703조2308억원)보다 2조1451억원 증가했다. 4월 이후 석 달 연속 늘었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548조2706억원)이 1조9646억원 늘었다. 신용대출(102조9924억원→103조2757억원) 역시 13일 만에 2833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 배경에는 주택 시장 활성화가 있다. 주택 매매가 증가하면서 주담대 수요가 늘었다. 윤수민 NH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에 비해 주담대 금리가 소폭 하락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택거래가 증가하면서, 주택 구입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주담대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가계대출 레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하반기 금융당국의 규제 등으로 인해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택시장 회복 흐름에 따라 주택대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권 간 대출금리 경쟁 심화,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주담대 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다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향후 증가하는 방향성을 보이겠지만,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와 주택시장의 점진적 회복으로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상미 신한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 PB팀장도 “최근 도입된 차주 기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올 하반기 가계대출은 상반기에 비해 증가액이 미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연구원 역시 "현재 스트레스 DSR이 부분 시행 중인데 내년부터는 전면 시행 예정"이라며 "차주의 소득 대비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 심사가 더 강화될 예정이라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