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집단휴진 참여율’ 두고 醫·政 해석 엇갈려

18일 집단행동 앞두고 휴진신고 병의원 1463곳…전체 4% 휴진 신고 않고 휴진의사 많을 것 VS 환자 위해 휴진 동참 않을 것

2025-06-16     이용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18일 집단휴진에 대해 개원의를 포함한 수많은 협회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었다고 강조한 가운데, 정부가 휴진신고된 의료기관은 전체의 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집단행동 예고일인 18일 이전 휴진신고 의료기관은 전체 명령대상 의료기관의 4.02%로 확인됐다. 정부는 개원의를 대상으로 지난 10일 진료명령과 휴진 신고명령을 발령하며, 18일 진료를 실시하라고 명령했다. 각 지자체는 의료법 제59조제1항에 따른 진료명령 및 휴진신고명령을 총 3만6371개의 의료기관(의원급 의료기관 중 치과의원·한의원 제외, 일부 병원급 의료기관 포함)에 대해 발령했다. 당일 휴진하려는 의료기관은 지난 13일까지 신고해야 했다. 14일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휴진을 신고한 의료기관은 총 1463개소로 전체 명령대상 의료기관의 4.02%로 확인됐다. 당초 정부는 휴진율이 30%를 넘으면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방침이었는데 정작 신고는 7분의 1도 되지 않은 셈이다. 이는 의협이 집단행동 투표를 통해 의견을 모았던 결과와는 사뭇 달랐다. 최근 의협에서 진행한 집단휴진 여부 투표엔 개원의가 대거 참여한 바 있다. 지난 9일 의협이 의대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 지난 4~7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단행동 여부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유효 투표인원 12만9200명 중 7만800명이 투표해 54.8%의 투표율을 기록했는데, 개원의가 2만4969명으로 가장 많았다. 봉직의 2만4028명, 의대 교수 9645명, 전공의 5835명 등이 다음을 이었다. 군의관·공보의·사직전공의 등 기타는 6323명이다. 이중 90.6%는 ‘강경 투쟁에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73.5%는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의협과 정부의 조사 발표에 괴리가 크자, 개원의들 사이에서도 해석과 의견도 분분하다.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대형병원들의 역량이 크게 소실된 지금, 대부분의 개원의들은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의료현장에 남아계신다. 투쟁 의사는 표면적일 뿐, 많은 의사들이 집단행동보다 환자가 우선이라 판단하셨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동네 개인병원 입장에선 솔직히 집단휴진 동참 결정에 어려움이 따르는 건 사실이다. 병원엔 의사 외에도 간호사와 사무직원들이 병원 수익에 의지하는데, 이들을 놔두고 휴진을 결정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남의 피부과 개원의는 정부 발표를 부정하며 “휴진 신고를 하지 않고 18일 당일에 참여하는 개원의들이 많을 것이라 본다. 휴진 신고도 결국 정부의 말을 따르는 것이라 이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의사도 있다. 휴진 신고를 하나, 신고하지 않으나 어차피 집단행동에 참여하는 건 똑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18일 전체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법 제59조제2항에 따른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예정이다. 각 의료기관은 동 휴진신고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라면 당일 진료해야 한다. 의료법 제59조제1항 위반시 행정처분 대상이며, 업무정지 15일 처벌이 이뤄진다. 제2항 위반시 업무정지 15일 행정처분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집단행동 예고일인 18일 당일 집단휴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환자들의 지역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문 여는 병·의원을 안내하는 등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