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결과가 없는 집중력은 충동일 뿐이다! 『집중력의 배신』

- 원치 않는 집중을 끊어내는 몰입 혁명 - 산만한 시절을 건너는 도파민 중독자들의 자기 조절력 수업

2025-06-1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현대사회에서 중독은 낯선 단어가 아니다. 대중매체에서도 스마트폰 중독, 사랑 중독, 일중독, 카페인 중독 등 가벼운 증상부터 인터넷 중독, 도박 중독, 알코올 중독 등 심각한 현상에 이르기까지 ‘중독’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며 지나친 자신의 관심을 한 단어로 압축해 표현하려는 현상이 만연해졌다.

그리고 누군가는 오늘날을 ‘몰입’을 잃어버린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주변의 자극이 너무 많기에 산만하게 굴거나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한다. 소아청소년, 인터넷 및 게임과몰입, 스포츠 정신의학, 알코올중독 등의 전문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와 실천을 이어가는 한덕현 교수는 국내 최초 게임과몰입힐링센터를 열어 자신이 들인 노력의 본전도 찾지 못한 허망한 사람들이 중독에서 몰입으로 전환되는 능동적인 삶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였고, 이 책은 그러한 활동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집중력의 배신』은 중독은 부정, 몰입은 긍정이라는 이분법적 논의 대신 두 행위에서 중요한 개념인 충동성, 도파민, 전두엽 등을 전 범위로 다루며 도둑맞았던 ‘집중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차원으로 전개한다.

저자는 결과가 없는 집중력은 충동일 뿐임을 강조하며 완벽한 몰입이란 다른 사람이 재단하고 편집한 알고리즘을 감흥 없이 반복하는 것이 아닌 싫어하는 것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 복잡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주체적인 과정이라고 당부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뇌과학적인 이론과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몰입으로의 긍정적 전환 사례, 중독과 몰입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실용적인 전략들은 산만한 시절을 버텨내는 현대인을 이탈 없이 목적지까지 안내한다.

자극 과잉 시대, ‘몰입의 기술’은 따로 있다!
주체적인 삶으로 전환되는 능동적 집중력의 원칙


한덕현 교수는 지금-여기를 ‘15초짜리 집중력을 권하는 사회’라고 정의한다. 이 매혹의 시대에서 중독이 몰입이 되기 위해서는 충동성이 가지고 있는 엔진에 집중력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과 조절 능력이 더해져야 한다.

충동성과 집중력은 어떤 행위를 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는 데 공통된 성질이 있지만, 목표와 미래, 성취와 성공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물에서 극명한 차이가 난다. 결국 충동성이 집중력이 되기 위해서는 고(go)와 스톱(stop), 즉 언제 더 자극을 추구하고 멈출지에 대한 판단 능력을 배워야 한다고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규칙과 계획을 세워 충동으로 흐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기보다는 해야 하는 일에도 집중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편 저자는 책을 통해 문화적·기술적 환경에 따라 변하는 상황을 단지 중독이라 단정 짓고 과거의 기준과 치료법에 따라 대처하는 것을 경계하라 이른다. 오히려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의 특징을 알아내고 이것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단순히 의학적 진단을 내리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극복 방안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인지 능력이나 행동은 능동성과 수동성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발전이 있다. 자신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삶에 대한 능동적인 설계가 이루어질 때, 원치 않는 집중을 끊어내는 몰입 혁명이 시작될 것이다. 『집중력의 배신』은 뇌과학 연구와 심리 이론, 임상을 토대로 주체적 삶을 만드는 ‘능동적 집중력’에 대해 되짚어 본다. 과몰입 주치의 한덕현 교수는 중독과 몰입은 어쩌면 고래와 고래상어처럼 서로 다른 ‘류’의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노력과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동일한 과정을 거치면서도 두 가지 행위가 왜 극단의 결과를 야기하는지, 충동성의 늪에 빠진 사람들이 어떻게 헤어나올 수 있는지, 급변하는 시대에서의 몰입이란 결국 무엇을 나타내는지 이 책에서 안내하는 뚜렷하고 분명한 솔루션은 탐닉의 시대를 표류하는 현대인들에게 명징한 지표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한덕현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신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뇌과학연구소에서 연구전임의를 지냈고, 보스턴대학교에서 스포츠 심리학의 거장인 레너드 자이조프스키 교수를 사사하여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정신의학회 학술대회에서 2010년 ‘젊은 연구자상’을, 2013년 한미자랑스러운의사상, 2015년 유한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중앙대병원 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에서 팀장을 맡고 있으며, 암 환자의 치료 향상을 위한 게임도 개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