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개발·재건축, 알짜배기만 잘 나가

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 양강구도 뚜렷

2025-06-17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부동산 시황 침체에 기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일컬어졌던 재개발·재건축 시장도 대형 건설사들 중에서도 일부만 참여하는 알짜배기 입지 사업만 잘 나가는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들의 올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10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금액이다.  건설사별로는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액 3조4238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3조3058억원)과 롯데건설(9378억원), SK에코플랜트(876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2023년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비중은 10대 건설사 총액(약 20조원)의 46.1%였다. 부동산 PF 리스크 증가 및 공사비 상승으로 올해 정비사업 침체 요인이 가득하다. 이 가운데 국내 10대 건설사의 올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만 10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10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실적도 모두 좋은 게 아닌 일부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는 회사만 서울 및 수도권 알짜배기 부지를 골라 수주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정비사업 왕좌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포스코이앤씨(3조4238억원)와 현대건설(3조3058억원) 수주액은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양사가 도시정비사업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이 지난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유지하는 동안 주된 경쟁은 2위 자리를 놓고 펼쳐졌다. 포스코이앤씨의 정비사업 수주 순위는 2019년 2위·2020년 2위·2021년 3위·2022년 5위로 하락세였다. 다만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수주 열기가 꺾이고 본래 현대건설과 양강구도를 놓고 경쟁하던 GS건설이 '검단 붕괴사고'로 주춤한 사이 포스코이앤씨가 공격적인 수주로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본지에 "이번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은 정책상 주력이 건설이 아니기 때문에 1위 수주전에서 빠져있다. 롯데건설도 상황이 좋지 않아 공격적으로 수주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본래 현대건설과 2파전 양상을 보였던) GS건설도 하자 문제로 이전보다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맹점을 틈타 포스코 이앤씨가 공격적인 투자로 부산 촉진 2-1 구역에서도 삼성물산과의 수주 경쟁에서 이긴 바 있다. 사측 내규상 삼성물산 측은 손익으로 계산된 금액 이상이 아니면 크게 투자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를 이기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특히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같은 경우 부산 2-1 촉진구역(포스코이앤씨)·여의도 한양 아파트 재건축(현대건설) 등의 공격적인 투자로 이번 수주액도 지난해 대비 크게 웃돈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