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구성 극한 충돌에…우원식 "11대7 배분이 합당" 쐐기

이재명 "관행 주장하지 말고 법과 상식 따라야" 추경호 "원구성 양당 원내대표 공개토론하자"

2025-06-17     문장원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22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전면 백지화와 원구성 관련 일대일 공개 토론을 고수하고 있고, 민주당은 "여당이 떼를 쓰고 있다"며 7개 상임위 수용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우원식 국회의장은 "상임위 배분이 제1당 11개, 제2당 7개가 합당"하다며 사실상 국민의힘에 최후통첩을 보내 여당의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7개 상임위를 거부하고 상임위 자체를 보이콧하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헌법도 국회법도 무시하면서 오로지 용산법만 따르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며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속히 국회의 자리로 되돌아와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 관행을 주장하지 말고 법과 상식을 따르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역시 "집권 여당이 산적한 민생 현안을 외면하고 짝퉁 상임위나 붙잡고 있는 모습이 참 한심하고 애처롭다"며 "국민의힘은 원구성에 협조하기는커녕 이미 구성된 11개 상임위원회도 새로 구성하자고 떼를 쓰고 있다. 어린아이처럼 징징대지 말고 집권 여당답게 얼른 국회로 돌아오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원구성 전면 백지화와 양당 원내대표 간 공개 토론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이 국회 파행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실 수 있도록 국민 앞에서 투명하게 협상하자는 취지"라며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민주당이 작금의 유례없는 국회 운영에 있어서 떳떳하다면 토론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오늘이라도 당장 공개토론 제의에 응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우원식
여야가 원구성 협상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출구 없는 극한 대치가 계속되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11대7로 상임위를 배분하고 조속히 원구성을 마쳐야 한다"며 여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원구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18개 상임위 전체를 독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민주당의 11개 국민의힘 7개로 배분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사실상 민주당 쪽에 힘을 실었다. 우 의장은 "그간의 과정과 국민 눈높이를 종합적으로 살필 때 상임위원장 배분은 제1당 11개, 제2당 7개가 합당하다고 판단한다"며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배분이라는 원칙에 부합하고, 무엇보다 국민은 여야가 함께 국회를 운영하는 모습을 바람직하게 여긴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힘을 지지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신중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11대7로 정하고 조속히 원구성을 마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고 했다. 우 의장이 상임위 '11대7' 배분 쪽으로 기울면서 남은 7개 상임위 위원장이라도 가져와야 한다는 국민의힘 내부 타협론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11개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가져가자 상임위 자체를 보이콧하고 현안별로 특위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입법권도 없는 특위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차지한 11개 상임위에 들어가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 나오는 상황이다. 원내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되자마자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은 반드시 가져온다는 것을 공표를 했음에도 전략이 부재했다"며 "법사위, 운영위는 양보 못한다라는 좀 단순한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