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歐·美 “韓제약바이오 전략적 동반자”… 국내사 글로벌 입지 상승
미국·유럽, 中견제 위해 韓제약바이오를 파트너로 선정 전세계서 안전한 의약품 수급 어려움… 韓기업 기술력에 주목
2025-06-25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동반자로 선정, 파트너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 또한 서구 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25일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의 미국 현지 사업을 제한하기 위해 추진된 법안이다. 당초 올해 내 통과를 목표로 한 법안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 기업들은 당분간 한시름 놓은 셈이 됐다. 다만, 생물보안법안은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상태다. 상원에서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되는 방안과, 단독으로 법 제정 절차를 밟는 방안 등이 나올 수 있다. 현재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중이다. 만약 미국의 제제로 중국이 생산하던 막대한 양의 의약품 공급이 중단되면 그 대안책이 필요해진다. 이에 약품 위탁 생산 산업에서 중국기업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던 한국에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과 한국의 민간 바이오 기업 사이에선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해 미국바이오협회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한-미 첨단산업 기술협력 포럼’에서 한국화학연구원과 함께 바이오 분과 세션을 공동 진행했다. 실제로 의약품위탁개발산업의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으로 의약품 공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생산시설을 확대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시장 점유를 늘려나가는 추세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20일 유럽판 ‘미국 바이오 행정명령’인 EU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크게 뒤지는 바이오 분야 제품과 치료제에 대한 EU의 연구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특히 미국, 인도, 일본, 한국과 같은 주요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연구, 기술이전, 규제, 시장접근 등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과 유럽이 한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인식함에 따라, 국내서도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과 자국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바이오의약품 제조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바이오제조 혁신전략’을 지난달 발표했다. 중국 보건의료당국과 민간 기업 또한 한국과의 관계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의료제품 규제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중국의 CDMO 기업인 우시 바이오로직스와 우시 앱텍은 올해 미국에서 개최된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 불참했지만, 국내에서 개최된 ‘바이오코리아2024’에는 참여했다. 한국의 제약 산업이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미국과는 달리 국내 정부가 중국 바이오기업을 억제하지 않는 까닭으로 읽힌다. 중국 베이징 약사는 “중국 현지에선 우수한 품질의 화장품 및 의약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준 높은 기술력을 갖춘 한국산 제품이 이런 문제를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