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유통업계 스며든 ‘AI’, 외국인 관광객 발길 잡는다
외국인 관광객수 코로나19 이전 수준 뛰어넘어 소통 한계 극복 차원 통번역 AI 서비스로 편의 ↑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외국인 모객에 역량을 쏟고 있다. 이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86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9%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동기와 비교해도 88.8%까지 회복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3위 국가인 대만은 42만3000명으로 2019년 동기 보다 7.5% 많다. 4위 국인 미국 역시 36만7000명으로 19.5% 더 많다. 동기간 인도네시아(10만4000명)와 싱가포르(10만명)도 10.4%, 54.7% 각각 더 많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중국은 142만6000명으로 78.1%, 일본은 89만5000명으로 82.5%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로 살펴보면 중국은 470.1%나 치솟고 일본도 85.7%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국제선 항공 노선이 증가하면 중국 및 일본 관광객이 더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 3월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항공사가 신청한 올해 하계 기간(3월 31일∼10월 26일) 국제선 정기편 항공 운항 일정을 매듭짓고, 231개 노선에서 최대 주 4528회(왕복) 운항한다는 방침이다. 2019년 평균 주 4619회의 98%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게다가 전세계적인 한류 열풍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지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도 정부가 제시한 올해 외국인 유치 목표 2000만명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회복세에 가속이 붙으면 2019년 달성한 기존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방한객 증가세에 발맞춰 유통업계는 AI를 적용한 편의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언어적·문화적 소통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통역 등 고객 응대 AI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9월 본점 식당가에 AI 언어 데이터 기업 ‘플리토’의 번역 서비스를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본점에 들어선 다양한 외식 브랜드의 메뉴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 베트남어, 태국어 등 총 8개 언어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강남점과 센텀시티점까지 서비스 영역을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AI 전문기업 ‘딥브레인AI’와 협업해 더현대 서울에서 ‘AI 휴먼 안내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을 위한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QR코드를 스캔하면 가상의 직원이 나와 입점 브랜드, 주요 행사, 주차, 대중교통 등 다양한 정보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외국인이 몰리는 점포를 중심으로 서비스 확대·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AI 번역기를 도입해 이용자 편의 개선과 업무 효율 극대화에 나섰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전국 매장에 영어,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러시아어 등 16개 언어 실시간 통역해주는 휴대용 번역기를 비치했다. 번역기에 내장된 카메라를 실시간 번역해주는 기능도 있다. 빈번한 질문, 대화 기록 등을 저장할 수 있고 와이파이 없이도 사용 가능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에는 재고관리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을 사람이 수동적으로 했더라면 이제는 AI가 기업과 소비자 니즈에 맞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라며 “빅블러 현상이 확산하면서 온·오프라인 경계가 모호해졌기 때문에 AI를 통해 온오프라인 산업이 연계되는 부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가 국적별이든 외국인 소비 패턴을 분석해서 이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데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이를 토대로 마케팅 전략을 도출하는 데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