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값 내리는데 삼계탕 가격은 올라…올해 복날은 집에서
육계 도매가 17% 내렸지만 제반 비용 증가로 가격 상승 고물가에 간편 보양식 인기, 편의점‧식품업계 시장 선점 총력
2025-06-19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최근 삼계탕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육계 가격은 하락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육계 1㎏당 도매가격은 3400원, 소매가격은 586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6.9%, 8.2% 하락했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11.2%, 0.6% 하락한 수치다. 반면 삼계탕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공개된 서울 삼계탕 가격은 지난달 1만688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2.8% 증가했고, 5년 전과 비교하면 16.7% 올랐다. 토속촌과 고려삼계탕 등 서울 시내 유명 삼계탕 식당은 이미 2만원대를 달성했다. 육계 가격의 내림세에도 삼계탕 가격이 오른 이유는 외식 물가에서 원재료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외식업계는 음식 가격에서 주재료 가격이 약 20%를 차지하며, 인건비, 임대료, 전기료 등 기타 비용이 8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보양식은 대표적인 여름 외식 메뉴로 집에서 만들기에도 어렵고, 가정간편식(HMR)으로 출시하기는 더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다. 간편식으로 보양식을 섭취한다는 것에 소비자들의 심리적 거부감이 있고, 삼계탕, 갈비탕 등의 원물 느낌을 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기술 발전과 간편식에 대한 인식 변화로 식품업계가 간편 보양식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복날이 한달여가 남았음에도 빠르게 보양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고물가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면서 간편 보양식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보양식품(삼계탕·사골곰탕·꼬리곰탕·도가니탕·설렁탕·추어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60% 증가했다. GS25에서 358.4%, CU는 74.1%, 세븐일레븐은 25% 씩 보양식품 매출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고물가로 외식 대신 편의점 즉석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시점에 이른 무더위로 보양식을 찾는 고객까지 증가해 눈에 띄는 매출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식품업계에서도 집밥족의 보양 간편식을 선점하고자 발 빠르게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냉동 국물 요리 시장의 매출액은 2280억원으로 전체 국물 요리 시장의 42%를 차지했다. 2020년 대비 1281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대상 청정원의 간편식브랜드 호밍스는 간편하게 데우기만 하면 완성되는 녹두삼계탕을 출시했다. 일반 식당에서 사용하는 크기인 5호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했고 국내산 수삼과 대추·찹쌀‧녹두를 넣었다. 생산 직후 영하 35도에서 빠르게 동결시켜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급속동결 공정을 거쳐 재료 본연의 식감과 국물의 신선함을 살렸다. 하림은 냉장 닭 한 마리에 수삼, 찹쌀, 마늘, 천일염, 양파, 대추, 생강 등 7가지 국내산 재료를 넣은 부여 알밤 삼계탕을 출시했다. 실온 보관된 제품을 포장된 채로 끓는 물에 15분만 데우면 삼계탕 한 그릇이 완성된다. 특별한 간편 보양식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팔도식품은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성흑마늘 염소탕, 한우 소머리곰탕 등을 즉석조리식품, 식육추출가공품으로 등록했다. 염소탕, 소머리곰탕 등은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기존에 간편식으로 만나기 힘든 제품이었지만 올 여름을 겨냥해 출시 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 또한 즉석조리식품으로 특양지 설렁탕, 특양지 설렁탕밥을 등록했고, CJ제일제당은 전복버터영양밥을 등록해 식품업계에서 보양식 출시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때이른 폭염에 보양식 수요가 예년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고물가 속에서도 보양 간편식으로 소비자들이 무더위를 건강하게 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