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K-배터리, 전고체 배터리로 中 따돌린다

국내 배터리 3사,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박차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가장 빠를 것 전고체 배터리 韓·中·日 3개국 개발 경쟁 치열

2025-06-25     박지성 기자
삼성SDI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업계가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갖춰 중국 기업들과 기술력 차이를 벌리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을 마친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을 각각 양산 목표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적은 게 장점이다.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인 만큼 구조적으로 안정됐고 충격에 의한 누액 위험도 없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2750만달러(약 370억원)에서 2030년 400억달러(약 53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더불어 일본, 중국 기업들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면서 한·중·일 배터리 삼국지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SDI는 국내 업체 중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SDI는 오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할 방침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3월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S라인'을 준공하고 같은해 6월부터 시제품을 생산했다. 고객사에게 일부 샘플을 공급하며 양산 과제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6년 고분자계,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빠르게 생산하기보다는 품질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4에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된 제품을 개발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은 오는 2026년 초기 단계의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목표 실현을 위해 올해 초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솔리드파워와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에 활용하는 게 골자다. SK온은 자체 기술과 노하우에 솔리드파워 역량을 접목해 고품질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방침이다. 정부도 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117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현재 일본이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총 54조5000억원의 민관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요코하마 공장에 100㎿(메가와트)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건설 중이며, 혼다는 도치기현 사쿠라시에 430억엔(약 4000억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2027∼2028년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도 전고체 개발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은 최근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밝혔다. 한편,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데다, 2027~2028년께 전고체 배터리가 도입되더라도 보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정부와 국내 업체들은 더욱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