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부진 지속…하반기 전망은 맑음
5월 주식발행 전월 대비 70% 넘게 감소 하반기 케이뱅크·시프트업 등 줄줄이 대기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대형 기업공개(IPO) 부진 여파로 5월 기업 직접 자금 조달 실적이 연간 최저 수준으로 집계 됐다. 상반기 IPO 대어로 꼽현던 HD현대마린솔루션 외 큰 건이 없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반기 케이뱅크, 시프트업 등 또다른 IPO 대어 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향후 발행 시장 상황은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2024년 5월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5월 주식과 회사채 발행액은 전월보다 3조4649억원 감소한 21조1783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 발행 규모는 2096억원으로 전월(7034억원)보다 70.2%(4938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전월 대비 IPO 건수가 감소한 가운데, 대형 IPO가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업공개는 4건, 규모는 795억원으로 전월(10건·5580억원) 대비 4785억원(85.8%) 줄었다. 상반기 IPO 대어로 꼽혔던 HD현대마린솔루션 외에 빅딜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다. 대체로 코스닥 시장 중소형 IPO 중심으로 상장이 이뤄지면서 직접 금융 조달 실적이 확연히 줄었다.
다만 주식 발행 시장의 하반기 실적은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연내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월 이사회를 열어 IPO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2월에는 상장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선정했다. 오는 24일께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시장은 케이뱅크의 예상 기업가치를 3~6조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장외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6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기업가치 외에도 투심을 자극하는 포인트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가시적 외형 성장이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순이익은 507억원으로 전년 동기(104억원) 대비 5배 넘게 불었다. 업계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 이후 IPO 시장의 훈풍이 케이뱅크로 불어 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임사인 시프트업은 다음 달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가는 최대 3조5000억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프트업은 올해 1분기 매출 374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약 70%에 달했다.
증권가는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회사에 이례적으로 목표가와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목표가 9만원에 ‘매수’ 의견을 내놨다. 대신증권도 목표가 8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프트업은 ‘승리의 여신: 니케’가 흥행하며 작년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도 순항하고 있어 시프트업은 단기간에 글로벌 흥행 지식재산권(IP) 2종을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에 편중돼있지만, 시프트업은 콘솔 시장에서도 호성적을 거뒀다”며 “내년 중국에 출시하는 ‘승리의 여신: 니케’가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과를 낸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전월(23조9398억원)보다 12.4% 적은 20조9687억원이다. 일반회사채(2조1450억원)는 올해 들어 가장 적게 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