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푸틴 '北 방문'에…"군사 도발 중지" vs "남북 대화"
與 "김정은 정권에 경고…생존 위해선 비핵화뿐" 野 "힘에 의한 평화·이념 외교, 국민 안전 못 지켜"
2025-06-1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방북하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와 관련해 한반도 안보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가 냉전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윤석열 정권의 편향적 외교 정책을 지적, 남북 간 대화 채널을 복구할 것을 요구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내고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지탄받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합의해 군사기술 분야에서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김정은 정권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만성적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는 물론 핵 무력을 더 위협적으로 만드는 정찰위성과 핵잠수함 기술을 얻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안보는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정세에도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며 "북한 김정은 정권에 분명히 경고한다. 정권 생존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유엔 제재를 회피하며 얻어낸 식량과 군사기술이 아니라, 무도한 군사 도발 중지와 완전한 비핵화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북러 군사 협력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호 대변인은 "외교적으로도 다양한 국제 파트너들과 공조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으며, 특히 어제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통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북한 김정은 정권이 우리의 이러한 의지를 과소평가한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를 향해선 "러시아 역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 스스로 한러 관계의 복원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밝힌 만큼 이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북러 군사 협력으로 인한 한반도 안보 위협을 우려하면서도 윤 정부의 '이념 외교'가 결과적으로 북러 관계를 밀착시켰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힘겹게 쌓아 올린 평화가 무너지고 한반도가 다시 냉전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며 "'힘에 의한 평화'와 편향적 '이념 외교'는 국가 이익도, 국민 안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반도의 운명이 주변국에 좌지우지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어제 열린 한중 안보대화의 틀을 활용해서 남북 간 대화 채널을 복구해야 한다. 또 다자 간 실용 외교를 통해 국익 확보의 계기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야당은 북러 간 군사 밀착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여전히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야말로 진정한 안보다. 가장 튼튼한 안보, 유능한 안보가 바로 평화 구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새겨야 한다"며 "진정한 강자는 주먹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 "세계 경제 10위권, 최근에는 14위권으로 추락했다고 하지만, 거기에 더해 5대 군사 강국이고 강력한 한미 동맹이 뒷받침되고 있다"며 "평화를 위해서 노력해야지 자꾸 힘을 과시하는 것은 평화를 오히려 위협하는,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다시 한번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