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동맹 관계' 격상…푸틴 "군사 분야 협력"·김정은 "높은 수준에 올라"
전략 동반자 협정에 '북러 침략 당할 경우 상호 지원 조항' 포함
2025-06-19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19일 평양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동맹 관계'로 격상한다고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새 협정 내에서 군사 분야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양국을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 후 푸틴 대통령과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지역과 세계 평화와 안전 환경을 굳게 수호하면서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두 나라 지도부의 원대한 구상과 인민들의 세기적 염원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북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약 2시간에 걸친 1대 1 회담을 마치고 기존의 양국 관계를 규정하는 조약을 대체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2000년 체결한 '선린·우호' 관계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격상되는 것으로, 유사 시 군사 개입이 가능한 동맹 관계 직전 단계인 만큼 양국의 군사적 협력 수준도 동시에 높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북러는 폭 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 발사장에서 진행된 푸틴 동지와의 상봉에서 새 국가 간 조약 문제를 토의한 후 불과 9개월 만에 변화된 국제 정세와 새 시대의 조로(북러) 관계의 전략적 성격에 걸맞는 위대한 국가 간 조약을 체결하게 된 것을 대단히 만족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 발표에서 '동맹'을 수 차례 언급했다.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러시아 연방과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불패의 동맹 관계를 끊임 없이 발전시키기 위한 앞으로의 전 행정에서 자기의 조약적 의무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맺은 전략 동반자 협정에서 한 쪽이 침략 당할 경우 상호 지원하는 조항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양국 중 한 곳이 침략 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며 이번 협정이 "본질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정에 대해선 "북한과 '획기적' 협정으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협정을 토대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며 군사 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이 (외국의) 협박의 말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정치적 동기에 따른 제재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철회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방 국가들이 반복적으로 재생산하는 진부한 선전은 더 이상 동북아시아 지역 등에서 그들의 공격적인 지정학적 계획을 은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이번 북한 방문은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다. 지난해 9월 김 위원장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 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했고, 당시 북한 방문 초청을 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