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글로벌 K-열풍’…克己常進 국격 올리는 유통업계

믿고사는 K-식품, 글로벌 브랜드로 점프업

2025-06-25     이선민 기자
호주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고물가와 저출생, 고환율 등 복합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5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지속될 경우 평균 11년 이내에 경제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는 원활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 시장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 등을 꼽았다. 인구 감소와 고물가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내수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의식주 비용이 OECD 국가 평균보다 크게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식주를 종합한 가격 수준은 OECD 평균(100) 대비 155로 1.5배를 넘어섰다. 누적된 물가 상승으로 물가수준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식료품·의류 등 필수소비재의 가격이 뛰면서 생활비 부담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공공서비스 요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지만 과도하게 높은 필수소비재 가격으로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상황에서 공공요금 정상화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원재료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고환율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커져 내수 중심의 기업들은 사업계획 조정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극기상진(克己常進) 정신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소비자를 해외에서 찾는 것은 물론, 국외에 공장을 짓고 수출 기지로 삼는 기업도 대폭 늘었다. K-콘텐트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식품, 뷰티, 패션 등이 외국에서 인기를 얻자 중국, 일본, 동남아를 넘어서 북미, 유럽, 중동, 인도 등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크거나, 해외에서 유명해진 후 국내로 역수입되는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식품업계에는 해외 공략에 성공한 기업이 눈에 띈다.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는 물론 바나나맛 우유, 냉동김밥까지 K-푸드 열풍이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진 덕이다. 삼양식품은 불닭 시리즈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올 여름 비빔면 대전 불참을 선언했다. 국내 라면 시장에서 여름 비빔면은 1800억원 규모로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지만,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에 이어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라 해당 제품 수요 대응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해외 만두 매출만 1조원이 넘는 CJ제일제당은 비비고의 브랜드 이미지(BI)를 리뉴얼했다. 기존의 비비고는 비빔밥을 담는 돌솥 모양에 영문만 표기했지만, 새 BI는 나누는 사람과 사이의 연결을 의미하는 밥상을 형상화했고, 한글을 함께 넣어 한국 브랜드라는 점이 각인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비비고를 알리는 캠페인 영상에는 영상은 다양한 국가, 연령대의 소비자가 모여 새롭게 바뀐 비비고 제품을 즐기는 상황을 담아 한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브랜드임을 강조했다. 대상그룹은 베트남을 발판으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 대상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상 오푸드의 김은 현지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에 등극했고, 직접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편의형 김치양념을 비롯해 간편식 떡볶이, 핫도그 등 K-간식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대상은 더 많은 수요에 대응하고자 베트남 현지 2개 공장에 총 300억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 각각 신규 공장동 1개씩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대폭 늘렸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더 성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현지화 전략을 꼽았다. 그는 “해당 지역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을 반영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국내와는 문화와 관습이 다른 나라의 경우 현지에 걸맞은 마케팅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해당 국가에서 자국의 상품을 보호하기 위한 국수주의적 보호무역 조치가 있을 수 있다”며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활용해 견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 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