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연금개혁 및 지방소멸 대응 "지금이 골든타임"
중앙정부 개입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마련 필요 지자체 노력 불구 정치현안 갈등에 방치 상태
2025-06-25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출생률 감소는 기존 세대의 고령화와 함께 노동인구 감소로 연결된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을 감당할 경제활동 인구가 줄게 되고 지역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25일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55년 국민연금 기금이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지난 3월에 발표된 제5차 재정추계의 내용을 보면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적립금은 2040년에 1755조원에 도달한 뒤 이듬해인 2041년부터 적자가 시작된다. 5년 전 재정 추계 때보다 소진 시점은 2년 당겨졌고, 적자 전환 시점은 1년 빨라진 것이다. 이에 지역사회나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지금이 연금개혁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으나, 지난 21대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결과 도출이 무산되면서 당분간 토론의 장을 갖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4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의 공론화위원회는 의제숙의단이 마련한 ‘보장성강화론’과 ‘재정안정론’ 등 2가지 중 보장성 강화에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미래 재정고갈을 담당해야 할 젊은층들의 참여가 저조해 무의미하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결국 연금개혁 관련 법안 처리는 22대 국회를 기약하게 됐지만, 최근 여야간 타 정치현안 대립으로 개혁 안건이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자체들이 최대 현안으로 꼽고 있는 지방 소멸 문제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지만, 중앙정부의 무관심으로 묻혀가는 모양새다. 한 지역의 인구가 3000명 이하로 줄어들 경우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고, 2000명 이하의 지역에서는 식당·제과점·세탁소·미용실 등이 폐업하기 시작하며 생활 편의시설이 붕괴한다. 이때 지역민들의 유출은 더욱 가속화돼 지역 자체를 ‘유령도시’로 만들게 된다. 이와 함께 지방소멸은 지자체가 지닌 독립성을 해쳐 지방자체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전국 863개의 공공시설 운영비용은 993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자체 스스로의 재정으로 각종 시설을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결국 자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교부금에 의존하는 기형적 재정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정부 주도의 정책은 지방의 다양성과 수요에 대한 충족이 미흡하므로 정책 추진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해 지방소멸 대응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며 “지역특산물 및 일자리의 생산성을 높여 경제 활력을 증진하고, 스마트팜·스마트 팩토리 등 디지털 전환을 촉진해 산업 기반을 향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