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건설 부정적 이미지 쇄신 불가피… '기업 사회적 책임' 부각
저출산 및 층간소음 등 사회문제 적극 참여 책임·투명·상생경영 확대로 긍정적 인식 제고
2025-06-25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우러전쟁·고금리 등으로 2020년대에 건설사들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ESG 경영 확대를 통해 이미지 변신 및 지속가능성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준말로 기업에 대한 비재무적 평가 기준이 되는 요인이다. 건설사들은 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에 주목하면서 저출산 등 사회문제(S)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투명경영(G) 정립으로 기존 '비리의 온상' 이미지를 떼어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저출산 및 층간소음 해결 기여
최근 건설사들은 국가적 문제로 확대된 저출생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부영그룹은 출산 장려를 위해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에게 현금 1억원을 지급키로 했다. 셋째 자녀부터는 영구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사내 복지 프로그램까지 발표했다. 아울러 출산장려금으로 총 70억원을 책정해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에게 현금 1억원씩 지급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우리나라의 출산률이 1.5명이 될때까지 해당 제도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건설도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축하금·출산격려 물품(기저귀·분유 등)을 지급키로 했다. 임산 출산 산후기 치료 실손보험을 지원하며 셋째 출산시 카니발 차량을 무상으로 빌려준다. 육아 휴직은 여성 최대 2년.남성 최대1년으로 시행한다. 삼성물산의 경우 기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운영 기간을 법정 기준보다 확대 운영하고 있다. 자녀 1명당 육아휴직 2년을 사용할 수 있으며 법적 기준에 따라 최초 1년간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건설사들은 수년간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층간소음 저감기술도 적극 도입 중이다. 대우건설은 슬래브 두께를 유지하면서 층간 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하고 지난해 1월 관련 기술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해당 구조를 시공하기 위한 추가 기술 2건도 특허 출원했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진동 해결을 위한 통합 솔루션인 H 사일런트 솔루션 패키지를 개발했다. 이 패키지는 바닥시스템과 평면구조·저주파 및 진동 제어 기술·소음 감지 알고리즘 등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4종 시스템을 집약한 것이다.◇기업 이미지 쇄신 관건은 책임·투명·상생경영 실현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인 가운데 건설사들은 책임·투명·상생경영을 강화해 기업 이미지 제고를 꾀하고 있다. 이는 ESG경영의 'S'와 'G' 기능에 속한다. 건설사들은 지난 수십년간 크고 작은 중대재해 발생 및 비자금 창구 역할 이미지로 국민신뢰가 많이 추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물산의 경우 중대재해 제로(0) 실현을 통한 인권경영 제고와 협력사 파트너십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2021년 3월부터 근로자 작업중지권을 시행한 이후 매년 15%, 3년간 총 40% 가까운 사고 발생율을 줄였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높여 특정주주의 독주 등을 감시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향후 3년간 연결 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DL이앤씨는 ESG경영의 내재화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ESG 교육’도 실시했다. 이 교육은 ESG 기초 개념부터 실행 및 대응 노하우를 체득시키는 내용으로 공급망 실사·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Scope 3 등 최신 이슈와 사례로 구성됐다. 한화건설은 협력사와 동반성장하는 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동반성장 정책의 3대 추진 방향으로 △공정거래 문화 정착 △협력사 역량 향상 △협력사와의 소통 강화 등을 설정해 이를 준수하고 있다. 또 하도급계약 저가심의제도 운영 및 상생펀드를 통한 금융지원, 기술 및 디자인 개발 공동 수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동반성장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장 중심 경영이라는 구호를 바탕으로 관리지원조직을 축소하고 조직간 유사 업무 및 중복기능을 개선해 효율성을 높여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특히 경영지원본부를 실조직으로 축소했고, 기획업무 중심의 유사․중복기능을 통합했다. 세심한 현장 지원을 위해 현장관리책임자 조직을 사업본부로 소속으로 재편했으며, 안전조직은 지역안전팀 중심 현장 전진배치를 통해 실질적인 재해예방과 현장 상시지원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줬다. GS건설은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맞아 오너일가의 책임을 강화한 경우다. GS건설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GS가 3세인 허윤홍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10년 만에 오너경영체제로 다시 전환한 것이다. 그동안 GS건설은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만큼 허 사장은 오너로서 경영일선에서 추락한 브랜드(자이) 이미지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건설사들의 책임경영은 시대적 흐름"이라며 "과거 재벌한테 모든 이익과 권력이 집중된 지배구조를 일반주주 권익 확대나 이익 사회 환원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정도경영을 정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