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외환거래 뛰어드는 은행들…초반경쟁 치열할 듯

대형 딜 유치전 치열...해외 파견 증가

2025-06-20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다음 달 1일부터 원·달러 거래 마감 시간이 오후 3시 30분에서 새벽 2시까지로 연장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야간 외환거래 준비에 한창이다.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과의 업무 대행 계약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외환거래 '야간데스크'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최근 일제히 인력을 충원하거나 재배치했다. KB국민은행은 외환거래 인력과 영업 인력 각 2명씩 총 4명에게 야간에 대고객 거래와 은행 간 거래 등을 맡기기로 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부서별 계획을 구축하고, 인력 운영, 내부통제 등을 점검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영국 런던지점에 현지 외환거래를 위한 ‘자본시장 유닛’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며 “서울 야간 시간대에 관련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체계가 충분히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일찍이 외환거래 부서 근무 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새벽 2시까지로 늘리고 2명을 투입해 야간데스크를 운영해왔다. 최근 런던에 현지 거래를 위한 트레이더 1명을 파견했고, 다음 달 트레이더와 지원 인력 등을 추가로 보낼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런던에서 ‘글로벌 자금센터’를 출범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외환시장 개방에 적극 대응하고, 현지 채권 운용과 단기자금 운용 기능도 강화할 목적으로 글로벌 자금센터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4월부터 야간데스크를 선제적으로 운영해왔다. 다음 달부터 영업·결제 인력을 포함해 총 5명을 투입한다. 지난 2월에는 런던지점에 인력을 파견해 이달 중 완료를 목표로 전산 개발을 진행했다. 다음 달 현지 원·달러 거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미국 뉴욕지점 등으로 확대도 추진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국 금융기관에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소개하고 대행 업무를 유치하고 있다. 다수 기관과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야간데스크 운영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연간 5명을 일찌감치 충원해 트레이더로 길러왔다. 지난달 런던에 딜러를 파견해 현지 외환 데스크 운영을 준비했다. 현지 거래 참여뿐 아니라 시장 조사를 통한 수익모델 발굴도 모색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국 금융기관과의 업무 대행 계약 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서울지점이 없는 기관을 중심으로 여러 곳과 접촉하고 있다. 몇 군데와는 상당 수준 진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외환거래 시간 연장에 대비해 관련 인력 3명을 충원했다. 야간 데스크는 2인 1조로 주 단위 3교대 운영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외환 파생 거래 관련 대량 마감 작업 수행시간을 변경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했다”며 “외국환 중개사와 통신망 장애 발생에 대비해 대응 기능을 신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