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골든타임' 22대 국회, '협치' 절실…연금·인구·기후 과감한 '개혁' 나서야

연금개혁 소진 우려에…여야 '소득대체율' 입장차 뚜렷 인구위기 골든타임 '5년' 경고도…尹 '비상사태' 선언 '파리협정' 준수·국회 기후 상설특위' 설치 요구도 거세

2025-06-25     이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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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각종 사회·경제적 대형 난제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22대 국회가 연금·인구·기후 등의 문제에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고 '협치'를 통해 민생 문제를 무엇보다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각계의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현재 연금개혁이 시급하다는 사안에는 뜻을 모았으나 그 방법에 있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국회 연금개혁특위 공론화위원회가 '더 내고 더 받는(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50%)' 안을 내놓았지만 이에 대해 여야가 입장 차를 줄이는 것에는 실패하며 입법이 좌초됐다.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사안은 크게 돈을 내는 보험료율을 인상할 것인지의 여부와, 보험료를 돌려받는 소득대체율을 유지해 '재정 안정성'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사안이다. 보험료율 인상의 경우 보험료율을 현재의 9%에서 최대 15%까지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연금 기금의 고갈을 방지하고, 연금 지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소득대체율 인상의 경우 은퇴 후 지급받는 연금의 비율을 높여 국민들의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21대 국회 논의에서는 야당은 소득대체율 45%, 여당은 소득대체율 43%를 고수하면서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지난 5월 30일 임기를 시작한 22대 국회는 연금특위 위원 구성부터 재시작하는 등 원점부터 논의를 재검토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선거가 진행되면 제대로 논의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연금개혁을 미뤄서는 곤란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강해진다. 지난 19일 학술단체 연금연구회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의원실과 함께 'OECD 회원국 연금전문가 국제 세미나'를 열고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를 위한 충분한 재원 마련 필요성을 논의한 바 있다. 해당 세미나에서 현행 보험료율 9%·소득대체율 40%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55년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충분한 소요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는 연금제도는 미래에 제대로 연금을 지급하기가 어렵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이처럼 연금개혁의 시급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급감하는 출생율에 따른 인구 위기 역시 큰 문제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문제 의식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19일 한 포럼 축사를 통해 "2031년에는 국민 절반이 50세 이상이 되고, 2044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1000만명이 줄어드는 등 인구 감소에 따른 암울한 미래가 예고돼 있다"며 "인구 위기를 극복할 골든타임이 이제 5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에 정부는 분주하게 대비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경기도 성남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범국가적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할 것"이라며 '인구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급격한 인구 감소가 경제와 안보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반에 매우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급기야는 대한민국의 존망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양립, 양육, 주거의 3대 핵심 분야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저출생수석실 설치와 함께 신설 계획을 밝혔던 저출생대응기획부의 명칭을 '인구전략기획부'로 정하고 부처 장관에게 사회부총리를 맡기겠다고 했다. 아울러 해당 기구가 "저출생 대책과 함께 고령 사회와 이민 정책까지 포함하는 인구 정책을 종합적으로 기획하고 인구에 관한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후 변화로 전세계 곳곳에서 재해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며 시민들의 생존권이 위협 받는 사안에 대해서도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계 195개 국가는 지난 2015년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를 넘지 않게 해야한다며 '파리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24.4%의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파리협정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의 대응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야권을 중심으로 지속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준)은 지난달 31일 "우리 모두의 생존이 걸린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발표된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은 마치 '화마를 앞에 두고 하품하고 있는 한가한 모습' 같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이 협치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지난달 20일 김용태·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이소영·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 22대 국회 여야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상설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후특위'에 △탄소중립기본법 등 기후위기 주요 법률에 대한 법안심사권 △기후대응기금에 대한 예산심의권 등을 부여해 초당적 협력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