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尹 '3년 차 증후군'…권력형 비리·20%대 지지율 등 혼란 가중
'김건희 리스크'·'채 상병 의혹' 등 국정 운영 발목 총선 참패 '여소야대' 지속…'윤한 갈등' 재현 가능성도 경북 방문·부자 감세 등 지지층 '맞춤형' 행보만 강조
2025-06-25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집권 3년 차 증후군'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취임 2개월 만에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져 '취임덕(취임+레임덕)' 소리를 들으며 국정 운영을 해 오던 윤 대통령은 3년 차에 치러진 4·10 총선에서 무려 192석을 야권에 내줬고, 지지율은 2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럼에도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책과 행보를 계속 보이면서 국정 운영 동력 회복 가능성은 난망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 5년 단임제 하에서 집권 3년 차는 소위 '꺾이는 해'이다. 대통령 권력 누수가 시작되고, 그동안 누적됐던 정권 내부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급부상하는 시점이다. 3년 차 증후군의 특징 중 하나는 '권력형 비리' 의혹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안고 있던 부인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여기에 해당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부터 시작해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명품백 수수 의혹까지 겹치며 윤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은 윤 대통령 본인의 개입까지 언급되는 상황으로 야권이 특검법 추진을 벼르고 있다. 국회 상황도 정치적 부담이다. 총선 참패로 192석이라는 의석을 야권에 고스란히 내주며 임기 5년 내내 '여소야대' 구도에서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가지며 '협치' 분위기가 잠깐 형성됐지만, 곧바로 연이은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에 대한 여야의 극한 대립은 반복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굳어지고 있다. 총선 참패 후 급락한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들며 대통령실 참모진을 개편했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소통에 방점을 찍었지만,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원 받아야 할 당정 관계도 3년 차에 더욱 녹록지 않다. 총선 과정에서 불거진 '윤-한 갈등'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지금의 상황이 지속 된다면 차기 유력 당권 주자이자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 선 긋기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의 충돌도 불가피 해진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기존 지지층을 향한 정책 행보를 통해 국정 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0일에는 민생 토론회를 경북에서 열고 지역 현안 사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세율 완화와 같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감세 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며 지지층 결집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로는 국정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획기적인 정책적 변화를 보여야만 중도 민심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윤 대통령에게 그런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