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우크라 살상 무기 지원' 재검토…북러에 강경 대응

북러 군사 협력 강화 규탄 "국제 사회 책임·규범 저버려" 러시아 수출 통제 품목 총 1402개로 확대

2025-06-21     조현정 기자
지난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대통령실이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포괄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독자 제재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비살상 무기만 지원해왔던 정부가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해 상호 군사·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엄중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규탄한다"고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북한이 공개한 러시아와의 합의 내용에 따르면 양측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할 경우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러 간 군사 협력 강화에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방침 재검토까지 거론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장 실장은 이어 "6·25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먼저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쌍방이 일어나지도 않을 국제 사회의 선제 공격을 가정해 군사 협력을 약속한다는 것은 국제 사회의 책임과 규범을 저버린 당사자들의 궤변이자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국제 사회의 감시와 제재의 대상임을 분명히 강조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주도한 러시아가 스스로 결의안을 어기고 북한을 지원함으로써 우리 안보에 위해를 가해 오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비살상 군수 물자 지원과 인도적 지원 방침을 고수해 왔다. 정부는 이와 함께 러시아 수출 통제 품목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1159개 품목에 243개를 신규로 추가해 총 1402개 품목을 제재하기로 했다. 러시아 선박 4척, 북한 미사일총국을 비롯한 북러 양국 기관 5개, 북한인 8명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