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업계 미래사업 소형원전… 장단점도 ‘뚜렷’

기존 원전 대비 안정성·가성비 높지만 미검증 사업 약점

2025-06-23     김수현 기자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극심한 주택업 침체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하나인 소형모듈형원전(SMR) 사업의 경우 장단점이 극명히 대비된다. 

SMR은 기존 원전 대비 친환경성과 높은 경제성을 갖춰 건설사들이 미래사업으로 삼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직 안전성 및 환경성 측면에서 완전히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 섣불리 SMR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대구시가 최근 SMR 산단 건설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SMR 사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대구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7일 TK신공항 첨단산업단지 내 국내 최초로 170MW급 SMR 4모듈을 도입해 680MW의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총 4조의 사업비는 전액 민자로 공급받고, 오는 2033년 상업 발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 지역에 SMR 건설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알려지자 대구·경북 지역 환경 및 시민단체들은 즉각 강력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대구 군위 SMR 건설 철회를 촉구하는 사람들'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SMR은 아직 안전성뿐 아니라 경제성도 검증되지 않았고, 전 세계 어디에도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위험천만한 원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어 “원전 가동에 따른 온배수와 방사능 문제 그리고 사용 후 핵연료라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안고 있는 SMR을 군위에 건설하겠다 것은 대구를 넘어 영남마저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물론 SMR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만큼 장점이 많다. 최근 연구되고 있는 4세대 SMR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 대신 나트륨·액체금속·가스 등을 사용하는 냉각수의 수증기 폭발과 방사능 누출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끓는점이 880도인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할 경우 높은 발전 출력과 함께 적은 폐기물을 배출한다. 또 크기가 작은 만큼 방사능 누출에 대한 위험성이 낮고 부지선정에 대한 부담이 적어 업계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또 전기 공급은 물론이고 지역 난방과 해수 담수화 및 그린 수소 생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프랑스 등 전통적 원전 강국은 물론 중국·아랍에미리트·체코 등에서도 SMR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후 SMR의 단점인 부족한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다수의 시설을 병렬배치하게 되면 대형원전처럼 폭발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또 기존 원전과 같이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만큼 일정 수준의 핵폐기물이 발생해 최근 전세적인 친환경 추세를 역행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이론적으로 SMR이 기존 원전보다 안전하다고 분석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증을 통한 제대로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가 주요 설립자로 참여한 SMR 전문 기업 테라파워는 지난 10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SMR 착공식을 가졌다. 테라파워는 오는 2030년 해당 단지를 완공하고, 이후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착수할 계획으로, SMR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여부는 최소 6년에서 7~8년 후 확인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MR 모든 발전시설이 그러하듯 100% 안전한 완전무결한 시설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1000배 이상 안전하다는 평가는 받고 있고,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도 높아 차세대 에너지 공급원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SMR 국내 도입에 대한 여론의 불안감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미국과 유렵 등의 실증 사업 결과를 보고 국내에 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