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 대표 출마 선언…"당정관계 수평적으로 재정립"
23일 국회 기자회견서 당권 도전 공식 발표 용산 겨냥한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할 수 없어"
2025-06-23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으로 쇄신하겠다"며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정관계와 관련해 "지난 2년간 당이 정부의 정책 방향 혹은 정무적 결정에 대해 합리적 비판이나 수정 제안을 해야 할 때 그런 엄두조차 못 내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당이나 정이 민심과 다른 길을 가면 한쪽에서 견고하고 단호하게 민심의 길로 견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건강하고 수평적이며 실용적인 당정관계를 대다수 국민과 지지자, 당원들이 정말 바라고 있다. 제가 그 역할을 하겠다"며 "당이 정부와 충실히 협력하지만, 꼭 필요할 땐 합리적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 기준은 오로지 '민심'과 '국민 눈높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참패에 대해선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면서도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 요구에 묵묵부답하고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만 보여드렸다. 국민들께서는 심지어 이긴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말씀까지 하신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두 달간 복기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며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생각했다"며 "지금 시기의 국민의힘 당 대표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죽기 딱 좋은 위험하기만 한 자리라고들 한다. 저는 용기 내어 헌신하기로 결심했고, 결심했으니 주저앉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위해 '보수 정치'를 쇄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역 현장 중심의 풀뿌리 정치 시스템을 갖추고, 중도·수도권·청년 정치를 향한 확장을 위해 과감히 나아가겠다"며 "총선 과정에서 제안하고 모두가 약속했던 불체포특권 포기, 출판기념회 정치자금 수수 금지, 금고형 이상 시 세비 반납 등 정치개혁 약속들도 반드시 실천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 이후 재의결에 실패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찬성 입장을 나타낸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 전 위원장은 "(대통령실과 여당이) 특검을 반대하는 동기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논리"라면서도 "국민의 의구심을 풀 만한 여러 기회를 아쉽게도 실기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또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더는 미루지 않고 적극 (대통령실에) 추천하겠다"며 "제2부속실 설치 역시 강력히 요구를 할 것이다. 안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