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세계 4강 노리는 K-방산의 아킬레스건
국방핵심소재 10종 수입의존도 80% 육박 수은법 통과됐지만 수출금융지원 미해결
2025-06-24 서영준 기자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연일 수주 낭보를 울리며 '세계 4강'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 다만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취약점이 대두되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 4사의 2분기 매출 전망치는 5조14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4조640억원) 대비 26.5%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4사의 영업이익도 99.8% 늘어난 39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이 방산업체들이 호황을 맞은 이유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군비 시장에서 K-방산이 탁월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최근 5년 간 세계에서 독보적인 수출 증가율인 177%를 기록했다. 또 최근 2년 간 수출액이 평균 150억달러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수출 대상국도 2023년 12개국으로 전년 대비 8개국이 더 늘었다. 이와 동시에 곳곳에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먼저 국방핵심소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열합금, 티타늄 합금 등 국방핵심소재 10종의 해외 수입의존도가 79%에 달한다. 공급망 안정도 평가도 보통(3점) 이하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산업연구원이 국내 방산기업 및 소재전문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방핵심소재의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한 대응방안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별도의 대응책 마련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아울러 폴란드와의 K-9 자주포 2차 납품 계약에 대한 금융지원도 늦어지고 있다. 다행히 금융 계약 체결 마감 시한이 기존 이달 말에서 이르면 오는 9월로 연장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와 3조원대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었는데, 다음 달까지 당국 간 별도의 수출금융 지원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행 계약 효력이 사라질 처지였다.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수출 금융 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계약 기한이 임박한 다른 방산업체들은 이미 체결한 계약까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유럽연합(EU) 내 견제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뢰도까지 무너질 경우 다른 나라로 수출도 장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