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北에 보안 구멍 '뻥' 뚫렸던 K-방산, 지금은 메꿨나

작년 국내 공공기관 해킹 공격, 北 소행 80% 차지 北 해킹조직, 국내 방산기술 탈취 목표 총력전 펼쳐 현대로템·LIG넥스원·국방부 등 민·관 방산협의회 결성

2025-06-24     이상래 기자
방산침해대응협의회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방산업계가 글로벌 4강 도약을 위해 수출 시장 확대뿐 아니라 보안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조직적인 해킹 공격으로 국내 방산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해킹조직의 국내 공공기관 공격 시도가 재작년보다 36% 급증한 가운데 이중 북한이 공격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 당시 분석에 따르면 북한 해킹조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와 관심에 따라 속도감 있게 공격 목표를 변경하는 행태를 보였다. 지난해 초반 김 위원장이 식량난 해결을 지시하자 국내 농수산 기관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지만 8~9월 김정은이 해군력 강화를 강조하자 국내 조선업체를 해킹해 도면과 설계자료를 훔쳤고, 10월에는 김정은의 무인기 생산강화 지시에 발맞춰 국내외 관련 기관에서 무인기 엔진 자료를 수집한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4월에는 북한의 대표적인 해킹조직 3곳이 국내 방산기술 탈취를 공통 목표로 해 최소 1년 6개월 전부터 전방위적인 해킹 공격을 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은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과 공조해 수사한 결과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안다리엘·김수키가 국내 방산기술 탈취를 노리고 합동으로 공격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방산업체 총 83곳 중 10여 곳이 해킹당했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추산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북한은 국내 방산기술 탈취라는 공통 목표를 설정해 다수의 해킹조직을 투입하는 총력전 형태로 공격을 감행했다. 그 배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국방부와 군 고위급 인사들도 개인 이메일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당해 경찰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군이나 공직자의 관용 이메일 계정이 아니라 개인 이메일 계정이 해킹당한 것으로, 군 서버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도 이러한 북한의 해킹 공격 관련 대응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국가정보원 주도로 결성한 민관 합동 방산침해대응협의회는 지난달 각계 전문가 51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자문단은 법조계, 학계, 방산정책, 안티탬퍼링(정보보호 기술), 사이버보안 성숙도 인중, 클라우드 해킹 등 7개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특히 적성국의 사이버 해킹 공격 조기 탐지 및 대응, 방산무기 해외생산 시 기술보호 대책 마련 등에 대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방산침해대응협의회에는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등 국내 주요 방산 기업 15곳,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등 유관기관, 국정원,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기관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