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맨즈 라인이 대세”…패션街, 남성 고객몰이 한창
올 국내 남성복 시장 15조원까지 성장 예상 상품군 확대 및 컬래버·팝업 등 마케팅 강화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가 남성 의류 라인 강화에 역점을 쏟고 있다. 이는 자신을 꾸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이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한 흐름에 맞춘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사회적 통념 대신 개성과 가치관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패션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남성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정장과 아웃도어 위주였던 남성 의류가 이제는 작업복, 트레이닝복, 캐주얼복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컬래버와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브렌우드’가 젊은 남성 고객층을 겨냥해 무신사 단독 판매 상품 2종을 준비했다. 브렌우드는 1989년 론칭 후 수십년간 빼어난 공정과 좋은 품질의 정돈된 남성 의류를 내놓는 브랜드다. 올해 젊은 고객층이 애용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2030세대 잠재 남성 고객을 창출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무신사 단독 판매 상품은 남성 직장인을 위한 활용도가 큰 슬랙스 팬츠, 옥스포드 셔츠 2종으로 이뤄졌다. 특히 슬랙스 팬츠는 장인정신이 깃든 유연한 실루엣을 선보이는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포트너스’와 협업해 상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남성복 맨온더분이 지난 3월 구축한 스타필드 하남점 매장 내 큐레이션 공간 ‘맨온더분 팝업스테이지’가 젊은 남성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맨온더분 팝업스테이지’는 성장성이 높은 신진 브랜드를 발굴해 매장 내 별도 공간에 미니 팝업 형태로 내놓는 공간이다.
지난 4월 이태리 컨템포러리 브랜드 ‘바레나 베네치아’를 소개한 데 이어 지난달 K패션 브랜드 ‘네이버 클로딩’을 앞세운 바 있다. 맨온더분에 따르면, ‘맨온더분 팝업스테이지’ 론칭 후 매장을 찾는 2030세대 고객 수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 늘었다.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앞으로도 큐레이션 공간을 적용한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다르가 올 봄/여름 시즌 테니스웨어 신제품을 전격 공개했다. 특히, 테니스웨어 제품에 대한 남성 소비자들의 요청을 고려해 맨즈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 실제로 폴로 티셔츠와 5부 쇼츠 등 다양한 형태의 신제품을 대거 기획했다. 앞서 안다르는 2020년부터 맨즈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안다르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남성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한 184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온라인 남성 신규 가입자 수는 1분기 대비 2.5배 증가했다. 오프라인을 통한 남성 회원 가입자 수 역시 50% 늘었다.
그리티의 언더웨어 브랜드 ‘감탄브라’는 라인업 강화 차원에서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감탄 맨즈 라인도 구축했다. 신제품 감탄 맨즈 인견 퓨징 드로즈의 경우 퓨징기법을 적용해 안쪽의 봉제선이 없어 민감한 피부 타입을 가진 남성들도 부담감없이 착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패션플랫폼 에이블리는 냠성 패션 플랫폼 ‘4910’을 강화하고 있다. ‘4910’은 AI(인공지능) 개인화 추천 기술로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제안하는 남성 스타일 커머스다. 지난 4월 추가된 아울렛 전문관은 오프라인에서 성행하는 아울렛을 온라인으로 확장한 개념으로 아웃도어, 캐주얼, 스포츠, 프리미엄 등 약 8만개의 국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을 망라했다.
남성 패션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도 관측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복 시장은 지난 2019년 12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15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게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에 따라 외부활동이 활성화되면서 여성 못지않게 남성들도 자기자신을 꾸미는 데 거리낌이 없는 거 같다”라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업체들이 보다 더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남성 의류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