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코리아] 韓 경제 턴어라운드…수출 호조에 경제전망 개선
반도체가 견인한 수출...9개월 연속 흑자행진
내수 회복 기대감...경제성장률 줄줄이 상향
2024-06-25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바닥을 찍었던 한국 경제의 턴어라운드(상황 호전)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수출을 비롯한 여러 지표가 반등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6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한 357억5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4.5일로 작년과 같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8.5% 늘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50.2% 늘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작년 11월부터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보다 5.7%포인트(p) 늘어 20.4%를 차지했다. 석유제품(6.0%), 무선통신기기(10.0%) 등 수출도 늘어났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5억18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에는 3억2100만 달러 적자였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년째 흑자를 기록 중이다. 수출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같은 해 10월 플러스로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 우리 수출이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 품목의 선전에 힘입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할 거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4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6900억 달러, 수입은 1.0% 증가한 6490억 달러, 무역수지는 41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전망치는 무협이 지난해 말 전망한 7.5%보다 1.6%포인트(p) 상향한 것으로, 이를 달성하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게 된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는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5월까지 우리 수출은 주요국 대비 가장 빠르게 증가하며 경제성장을 견인했다"며 "상반기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해 최대 수출 실적은 물론, 양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최대치 달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해 경기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수출 호조 덕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잇따라 상향조정되고 있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6%로 0.4%포인트(p), 고용 전망치를 22만명 증가에서 24만명 증가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KD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점차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도 '경제동향과 전망: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4%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0%로 예측했다가 3달 만에 0.4%포인트 올렸다. 상향 조정 이유로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실적 호전'을 들며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가 전체 수출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부분에서의 호기가 생기고 일부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으로 반사이익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부동산이 회복되는 조짐도 보여서 조심스럽지만 경기가 계속해서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