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집값, 하락 vs 폭등…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까?
2025-06-25 김수현 기자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최근 서울 집값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확실한 상승으로 돌아섰는지, 아니면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인지...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다. 여러 변수들이 언제,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속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국내 대표적인 두 부동산 연구기관이 서로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그 내용부터 살펴보자. 먼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1일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수도권 집값은 평균 0.5%, 전국은 1.8%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말 2% 하락 전망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하락의견이 우세하다. 가격 상승을 끌어내기에는 절대적 가격 수준이 부담스럽고 금리인하 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 전반적인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신생아 특례대출 잔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를 근거로 제시했다. 다 맞는 말이다. 소득 대비 집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2021년 발생한 버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저금리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최근 반등이 5년 이상 상승세를 유지하는 대세상승으로의 전환은 아니라는 주요 근거가 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1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주택공급활성화방안 세미나를 열고, 올해 수도권 집값은 0.9% 상승, 지방은 2.7% 하락을 전망했다. 금리하향 움직임과 경기회복추세, 누적된 공급부족으로 서울은 3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됐고, 수도권 역시 5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이 완료되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공급부족 누적이 장기화될 경우 폭등가능성도 우려된다는 의견도 첨언했다. 지난 2017~2021년 연간 평균치 54만 가구였던 인허가 물량은 올해 38만 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5년 동안 공급 부족량은 86만 가구에 이르지만 주택수요는 203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 역시도 맞는 말이다. 기대감으로 먹고 사는 투자심리는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에 반응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공급부족 누적은 치명적인 상승압력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두 기관의 의견이 다 맞는 말이라면 집값은 오른다는 것인가, 내린다는 것인가? 지난 2021년 집값 폭등의 트라우마로부터 받는 자극의 정도에 따라 단기 전망이 엇갈릴 수 있다. 아마 추석 이전까지는 지금의 수도권 강세현상이 이어질 가능성 높고 추석 이후에는 금리인하 시기나 폭에 따라 다시 꺾일지 불안한 상승을 이어갈지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단기전망은 여러 변수에 의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전망은 가격 적정성과 공급량 및 전세가격 수준에 따라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충분한 조정을 받은 후 공급부족과 전세가격 상승이 누적되면 몇 년 후 반드시 집값은 오른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집값 수준에서 불안한 심리로 인해 발생한 준비 안 된 어설픈 상승의 후유증은 상승장으로 가는 길을 더 멀게 할 수도 있다. 지금은 나무를 보지 말고 큰 숲을 볼 때다. 불안해하지 말고 순리대로 담대하게 나가면 된다. 우리가 불안해할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그 결과는 부메랑이 돼 다시 돌아온다. 집값 상승이란 괴물은 우리의 불안이 만드는 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