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의 틈새…패션업계, 유아동복 시장 키운다
골드키즈, VIB 등 트렌드 지속 확산 결과 지난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 2.4조
2025-06-2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가 키즈 브랜드를 앞세워 유아동복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고물가 장기화에도 자녀에게 과감히 투자하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VIB(매우 소중한 어린이, Very Important Baby)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아동복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저출생으로 국내 유아·아동 인구는 감소세를 보이지만, 아동복 시장은 오히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25일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은 2020년 1조8410억원에서 지난해 2조4490억원으로 33% 성장했다. 같은 기간 0∼14세 인구는 630만6000명에서 570만5000명으로 9.5% 감소했다. 지난 2022년 기준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가운데 한국 유아동복 1인당 연간 소비액은 294달러(한화 약 40만원)로 홍콩(272달러·37만원)을 처음으로 추월하고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봐도,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중 유아동복 1인당 연간 소비액은 싱가포르(548달러)가 1위에 올랐다. 뒤이어 대만(392달러), 일본(377달러), 한국(332달러) 등 순이다. 국내 유아동복 시장의 활황은 부모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1인당 소비액이 많지 않아 앞으로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업계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유아동복 카테고리를 강화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세엠케이가 전개하는 NBA키즈는 이달말까지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식 온라인몰 스타일24에서 신상 샌들을 구매객을 대상으로 포인트 2배 적립 및 20% 할인 혜택을 지원하는 한편, 리뷰를 게재한 고객 가운데 추첨을 거쳐 올 봄/여름 시즌 신상 티셔츠를 지급한다. NBA키즈에 따르면, 최근 슈즈 컬렉션과 여름 시즌 신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슈즈는 지난 1~4월 판매 수량이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판매금액 역시 65% 신장했다. 블랙야크 키즈는 때이른 무더위에 기능성 소재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냉감 티셔츠 카테고리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현재 ‘아이싱 시리즈’, ‘BKC아이싱히마티셔츠’, ‘BK아이싱베니티셔츠’ 등 여름 티셔츠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싱 시리즈의 일부 티셔츠 제품의 경우 리오더(추가 주문 재생산)을 진행하기도 했다. 블랙야크 키즈 관계자는 “앞으로도 블랙야크 키즈만의 제품력을 겸비한 아이템들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상승세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가 전개하는 키즈 브랜드 휠라 키즈는 최근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의 키즈 라인 ‘마리떼 앙팡’과 협업 컬렉션을 선보였다. 협업 컬렉션은 레인부츠, 바람막이 재킷, 모자 등 실용적인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번 협업을 기해 레인부츠 꾸미기 키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패션 편집숍 무신사 키즈는 인기 유아동 브랜드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네덜란드 프리미엄 육아 솔루션 브랜드 ‘부가부’, 지난달에는 뉴발란스 키즈를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현재 무신사 키즈는 유·아동 패션, 육아용품, 완구 등 500여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으로 유아동이 귀해지면서 아이들에 대한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는 저출생의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며 “부모뿐만 아니라 삼촌, 이모 등까지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어 패션을 비롯한 유아동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