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 견제 본격화…'反한동훈' 스피커 장예찬·도태우 복당 시동

원희룡, 인요한과 '러닝메이트' 구성…'친윤' 결집 나서 '친한' vs '친윤' 구도에 일각서 '당헌·당규 위반' 비판도

2024-06-25     이설아 기자
국민의힘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민의힘이 내달 23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확정한 가운데 '대세'로 꼽히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당내 '견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쟁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러닝메이트'를 내세우며 '친윤(친윤석열)계' 결집을 시도하고 나선 가운데 지난 총선 당시 한 전 위원장이 공천을 취소해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했던 장예찬 전 최고위원과 도태우 변호사 등이 복당을 준비하며 견제에 가세했다.

25일 당 혁신위원장을 지냈던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최고위원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인 의원은 서류 제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장관은 제가 혁신을 하며 제일 어려웠던 때 찾아와 위로하고 따뜻하게 험지 출마 권유에도 응했다. 인간적으로 원 전 장관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장관의 러닝메이트로 7·23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이어 "혁신위원장을 6주 동안 했는데 혁신이 아직 안 끝났다. 혁신이 되는 것을 봐야 할 것 같다"며 "대통령실과 원만하게 소통하고 당과 같이 호흡을 맞추는 당대표가 와서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 동안 성공적, 건설적으로 내부 갈등 없이 가는 게 소박한 희망"이라고 원 전 장관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갑 당협위원장도 이날 청년최고위원으로 출마한다며 원 전 장관과의 러닝메이트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원 전 장관은 일찍이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의원 등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운 한 전 위원장과 본격적 세 경쟁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한 전 위원장이 최근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통과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당정 간 관계 재정립을 강조하고 나서자, 친윤 인사들이 대거 원 전 장관 지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이 러닝메이트와 함께 전당대회에 나서는 것은 대표가 될 시 당 지도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재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는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포함한 총 9인으로 구성되는데, 당헌·당규상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 당시 최고위원들이 사퇴하면서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것과 같은 전례를 피하기 위해 선출직 최고위원에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방침인 것이다. 전당대회가 이처럼 '친한' 대 '친윤' 구도로 전개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우선 당 대표 경쟁자인 나경원·윤상현 의원도 각각 러닝메이트 동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나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한 단체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닝메이트로 또 다른 줄 세우기가 되는 건 바람직한 전당대회 모습이 아니다"라고 언급했고, 윤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당헌 당규상 특정 후보를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지지할 수 없다. 러닝메이트는 한마디로 공개적으로 밀어준다는 것이고, 확실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러닝메이트 선언 없이 최고위원 도전에 나선 다양한 인사들이 구도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박용찬 영등포을 당협위원장, 이상규 성북을 당협위원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이 어떤 연대 양상을 보이냐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당의 공천 취소 결정 등에 불복해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인사들에 대한 일괄 복당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전당대회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당시 공천 취소의 결정권자인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에 당선된다면 탈당자들은 복당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복당 대상자로 검토되고 있는 부산 수영구 후보로 나섰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이를 의식한 듯 최근 마찬가지로 복당 대상자인 도태우 변호사를 만난 사진을 SNS에 공개하고 "다시 보수의 가치와 노선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이는 최근 '보수 정체성' 논란에 휘말린 한 전 위원장을 직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