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發 '핵무장론' 與 연일 격론 "핵개발 당론 추진" vs "리스크 너무 커"
홍준표·오세훈·유승민 '찬성' 한동훈·원희룡·윤상현 '반대'
2025-06-26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여당 내 핵무장 논쟁을 촉발시킨 나경원 의원이 연일 "핵무장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당권 주자들 간 찬반 논란도 거세지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핵무장을 둘러싼 '노선 투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6일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핵무장을 고민해야 한다"며 △국제정세 반영 △평화 회복 △실천성 담보를 골자로 한 '나경원의 핵무장 3원칙'을 밝혔다. 나 의원은 6·25 전쟁 74주년인 전날에도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하면 미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도 바뀔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핵무장론'을 견인한 바 있다. 나 의원이 밝힌 3원칙은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전제로, 영구 핵무기 보유가 아닌 북한과의 핵군축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국제 규범으로 인해 핵무기 개발이 제한된다 해도, 핵무기를 단기간 내에 개발할 수 있는 준비를 지금 당장할 것을 주장한다. 나 의원은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억제력이 작동하지만, 미래 안보환경 변화까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의 역사는 '힘이 있는 국가'만이 생존해 왔음을 보여준다. 당대표가 되면 이를 당론으로 정하고 당 차원의 보다 세밀한 정책적 준비와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전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나 의원의 주장에 당내 찬반은 극명하게 갈린다. 우선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SNS를 통해 "북핵 해법은 남북 핵 균형 정책뿐"이라며 동의를 표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날 한 강연에서 "북한은 이미 핵을 소형·경량화 했다. 핵을 갖지 않은 이웃 국가는 심리적으로 위축돼 상대방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것"이라며 '핵무장' 필요성을 설파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누구도 믿지 않는 '북한 비핵화'라는 허구의 레토릭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주장했다. 반면 나 의원과 당 대표 경선을 준비 중인 주자들은 일제히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장 직접 핵무장을 하면 국제사회 제재 리스크가 크다"며 현 윤석열 정부가 선택한 한미공조의 '핵 동맹' 수준 확장이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국제정세는 변화무쌍해 동맹에만 의존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며 "이젠 일본처럼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핵무장할 수 있는 농축재처리기술 확보 등의 잠재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는 심정에 충분히 동의한다"면서도 "독자적인 핵무장 추진이 말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핵무장에 앞서 '핵우산 강화'를 통해 대북 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마찬가지로 윤상현 의원도 "지금 당장 핵무장을 하자는 것은 국제적·경제적·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며 "한반도 영해 밖에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상시 배치하고, 한미 간 핵 공유협정을 맺는 것이 대북 확장억제 체계를 갖추는 길이고 사실상 핵무장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