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노란봉투법 재입법 '잰걸음' 與 '속수무책'
26일 환노위 입법공청회···법사위 회부 절차 밟을 듯
2025-06-26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를 가졌다. 야당은 환노위에서의 수적 우위를 앞세워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에 막힌 노란봉투법 재입법 절차를 빠르게 밟아나가고 있다.
환노위는 26일 전체회의에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 김기우 한국노총 정책2본부 부본부장,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을 진술인으로 불러 입법공청회를 진행했다. 오는 27일 예정된 노란봉투법 입법청문회에 앞서 법률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차원이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은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 직전까지 갔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국회로 돌아온 끝에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 소속 안호영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환노위는 정원 16명 중 야당 소속이 10명(민주당 9명, 진보당 1명)에 달해 야당 강세 상임위로 꼽힌다. 이를 앞세워 야당은 지난 20일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노란봉투법을 환노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도 했다. 이날 입법공청회를 가진 노란봉투법은 향후 입법청문회와 소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법사위에 회부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야당이 강행 처리할 경우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여당 소속 환노위 위원들은 공청회에서 노란봉투법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율사 출신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노조에 청구하는 취지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의 법리다. 이 법은 노조에만 특별한 의무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은 모든 국민이 진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만약 (노란봉투법 취지대로) 노조의 쟁의행위의 경우에만 불법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경감하거나 지지 않겠다고 하는 건 오히려 모든 국민이 지고 있는 책임을 노조만 지지 않게 해달라는 일종의 특권을 부여해달라는 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임이자 의원은 노란봉투법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입법되지 않은 법임을 강조하면서 노란봉투법이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입법을 위해선)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의 균형성을 모두 고려해 규범 조화적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도) 굉장히 고민이 많았던 것"이라며 "아무리 입법권이 국회에 있다고 할지라도 그 입법권이 무한정이진 않다. 타법과 다른 기본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다른 기본권을 침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