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정상화됐지만…여야 극한 대치는 여전
국민의힘, 정청래 법사위원장 윤리위 제소 방침 "법안 날치기, 퇴장 언급하면서 동료 의원 겁박" 민주 "발목 잡으려고 복귀 선언…구제 불능"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하며 국회 상임위가 22대 국회 개원 4주 만에 정상 운영에 들어갔지만 여야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을 밝혔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상임위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다음 주 운영위에서 대통령실을 상대로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추궁할 예정이어서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 위원장을 윤리위에 제소할 방침이다. 적절한 시기에 성안해서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배 원내수석은 "법사위 간사 선임을 패싱한 문제가 있고, 단지 전문위원이 문제가 없다고 한 것만 근거 삼아서 의원들이 체계자구심사권을 행사하려 하는데 무시해 버렸다"며 "대체토론 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았고 여당 의원의 반발 상황에서 법안을 단독 날치기 하지 않았나. 또 정 위원장은 퇴장을 언급하면서 동료의원을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 선임과 법안 처리의 순서를 놓고 정 위원장과 법사위 여당 간사로 내정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정 위원장은 개의 6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고, 이후 속개한 회의에서 '방송3법'과 방통위법 개정안 등이 야당 주도로 의결됐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들을 체계 자구를 심사하는 법안2소위로 넘겨 더 논의하자고 주장했으나 정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 원내수석은 "대승적으로 국회 운영 정상화에 나섰는데 민주당이 국회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됐을 때 했던 폭주를 계속 밀어붙이는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며 "국회 운영 관련한 일정엔 당당히 응하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법사위를 법대로 진행했다. 나의 진행에 불법적 요소가 있었다면 국회법 몇 조 몇 항을 위반했는지 지적하라"고 맞섰다.
정 의원은 "국회법 위반 지적을 못 할거면 법대로 진행하는 위원장석에 찾아와 막무가내로 의사진행을 방해한 점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과부터 하시라"며 "의사진행 방해에 대해 윤리위 제소 검토 및 국회 선진화법(퇴거불응죄)으로 고발할지도 검토하겠다. 사과하지 않으면 앞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 사과가 먼저다"고 날을 세웠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토교통위원회의 전세사기 피해지원 대책 관련 입법 청문회에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것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세 사기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열린 청문회가 국민의힘의 방해로 인해 반쪽으로 진행됐다"며 "한 달 동안 무노동 불법 파업을 하더니, 이제는 민생 고통 해결을 발목 잡으려고 국회 복귀를 선언한 것인가. 정말 이쯤 되면 구제 불능"이라고 직격했다.
국회 상임위 정상화에도 여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내달 1일 국회 운영위에서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채 상병 사건 개입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추궁을 벼르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해 운영위 현안 질의를 더 철저히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