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해상운임…해운업계, 실적 우상향 기대감
SCFI, 11주 연속 상승세…22개월 만에 3000선 넘어 홍해 사태·파나마 가뭄…해상운임 고공행진 지속가능성 HMM, 1분기 이어 2분기도 운임지수 상승 수혜 전망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해운업계가 해상운임의 가파른 상승으로 실적 상승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 국적 해운사 HMM은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고공행진으로 호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HMM 주가는 최근 2개월 간 23.5% 급등했다.
SCFI는 지난 21일 기준 3475.60으로 집계됐다. 지난주까지 11주 연속 상승세다. 보통 SCFI의 손익분기점은 1000이다. SCFI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부터 현재까지 대부분 1000 안팎을 오갔다. 실제 코로나 특수가 끝난 2023년 6월 21일 SCFI는 924.29였다.
그러던 SCFI가 올해 들어 1000선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올초 SCFI는 1700-1800을 오갔다.. 이 기세로 SCFI는 지난 5월 22일 6주 연속 상승하며 20개월 만에 2500선을 넘어섰다. 6월 3일엔 3000선 고지마저 돌파했다. SCFI가 3000선을 넘은 것은 2022년 8월 26일(3154.26)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해상운임이 이렇게 급격히 상승한 것은 홍해 사태 장기화, 파나마운하 가뭄 지속, 미중 무역 갈등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면서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수에즈-홍해 항로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결국 전 세계 해운사들은 불가피하게 수에즈-홍해 항로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수에즈-홍해 운하에서 희망봉으로 항로를 변경할 경우 이동 기간이 10∼14일 늘어난다. 희망봉 항로로 북유럽과 아시아를 왕복할 때마다 최대 100만달러(13억원)의 추가 연료비가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담수 수위가 낮아진 파나마 운하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것도 해상운임 압박 요인이다.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철강 등 수입품 관세 인상 시행을 앞두고 중국 기업들이 수출물량 확대에 나서면서 해상운송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해상운임 상승이 HMM의 실적 호조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 1분기 해상운임 상승에 힘입어 HMM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4070억원으로 집계됐다. HMM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홍해 이슈로 인한 운임지수 상승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 강화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상운임의 높은 변동성이다. 이에 HMM은 ‘2030년 중장기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컨테이너 사업의 경우 2024년 92만TEU(84척)인 선복량을 2030년 150만TEU(130척)로 확대하고, 벌크사업은 현재 630만DWT(36척)에서 2030년 1228만DWT(110척)로 선대 확장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