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매물 나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인수시 ‘업계 1위’
기업형 슈퍼마켓 빅4, 퀵커머스로 성장 가능성 높아 알리익스프레스 인수설 부인했으나 업계 시각은 여전
2025-06-26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매물로 내놓은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퀵커머스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 가격을 1조원 안팎으로 설정했다.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국내외 유통그룹 및 이커머스 플랫폼 등 잠재 매수자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SSM 시장에서 GS더프레시, 이마트 에브리데이, 롯데슈퍼와 함께 시장점유율 20%대를 차지하는 알짜 기업이다. 전국에 300개가 넘는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장의 75%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지난해 기준 SSM 업계 매출 1위는 GS더프레시로 434개 점포를 가지고 있다. 그 뒤를 이마트 에브리데이,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순으로 매출을 기록했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점포 수는 254개, 롯데슈퍼는 358개다. 3사 중 어느 곳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더라도 단숨에 매장수가 2배로 증가해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상권 중첩이나 독과점법 적용 등의 이유로 기존 SSM이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망이 필요한 이커머스가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투자자 및 인수자들의 시장 참여가 주춤한 시점이지만, SSM은 퀵커머스의 성장 함께 재평가되는 시장이다. 특히 신선식품 등을 주문하면 바로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는 배달 어플의 성장과 함께 SSM에도 영향을 미쳤다. 퀵커머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도시내에 물류센터를 구축해야하는 업체들과 달리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실제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매장 반경 최대 2.5㎞ 내 고객에게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난해(2023년 3월~2024년 2월) 영업손실을 608억원 가량 줄이기도 했다. GS더프레시는 자사앱 우리동네 GS와 요기요 등을 활용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마트 에브리데이 또한 올 1분기부터 e마일 배송지역을 확대하며 퀵커머스에 힘을 실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우 유통 매물이 많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거대 자본을 가진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국내 진출 발판으로 인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는 신세계가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SSG닷컴 지분 30%를 인수할 신규 투자자를 찾고 있고, 11번가 또한 FI 주도로 몸값을 크게 낮춰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때 알리바바 본사 관계자들이 홈플러스 강서본점을 찾아 김 부회장과 면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알리익스프레스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알리익스프레스는 인수설을 전면 부인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산 상품 채널을 만든 만큼 아직도 가장 유력한 인수자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지난 10월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선식품을 포함한 한국 제품 판매를 중개하면서 지속적으로 신선식품 품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고 물류거점으로 삼으면 이를 한번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 수도권 내 압도적인 유통망을 갖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잘 활용할 회사가 인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만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적자를 지속해 매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사모펀드가 유통기업을 인수해서 결과가 좋은 케이스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