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다가오는 심판의날...라인야후의 운명
네이버에 위탁한 서비스 개발과 운용업무를 종료·축소 이사진 전원을 일본인으로 교체...'단절 속도'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라인야후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위탁한 서비스 개발과 운용업무를 종료·축소를 비롯해 이사진 전원을 일본인으로 교체하며 관계 단절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본이 네이버로부터 라인야후 경영권을 뺏으려 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네이버와의 단절’ 방침에 변함없는 입장을 내비췄다.
이데자와 다케시 최고경영자는 지난 18일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 주총에서 “당사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종업원용 시스템과 인증 기반 분리를 2024년도 중으로 완료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6년 중으로 예정된 자회사의 네이버 시스템 분리를 한층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서비스 영역에서도 거의 모든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라인야후는 이날 주총에서 사외이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이사회를 개편했다.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인 체제에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체제로 바뀌었다. 가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라인야후 내 유일한 네이버 측 인사였던 신중호 최고상품책임자(CPO)와 오케타니 타쿠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새로운 이사진은 전원 소프트뱅크 입장을 대변하는 일본인 인사들로 꾸려진 것이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라인야후의 경영 독립성을 강화하고, 네이버와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의도란 분석이다.
네이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매각 압박도 여전하다. 라인야후의 최대주주는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만든 A홀딩스(지분율 64.4%)다. 이 같은 상황에 네이버가 A홀딩스 주식을 1주라도 넘길 경우, 라인야후 경영 주도권은 소프트뱅크가 쥐게 된다.
네이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A홀딩스의 지분 매각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 주주들을 위해, 또한 라인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노조 측은 “라인관련 지분 매각 시 미래 잃는 결과 초래될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에 2027년까지 글로벌 사용자 10억명, 매출 15조원으로 잡은 네이버 목표 달성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네이버 주가는 올초 대비 30%가량 빠졌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5일 열린 '라인 외교 참사의 나비효과' 토론회에서 “라인은 해외 서비스에 성공한 대한민국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일본 뿐 아니라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 각지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콘텐츠, 금융 등이 연결된 글로벌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분야이기 때문에 관련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