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경 칼럼] '너무 좁은' 학교 밖 청소년 대입 기회, 배려해야

2025-06-27     매일일보
박성경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 밖 청소년 수는 약 17만 명으로 추정된다. 학업 중단은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기에, 이 밖의 해결책이 전무한 경우에 이루어진다. 학교 밖 청소년은 '교육'에서 돌아서는 것이 아니다. 학업 중단 이후 계획에 대해 69.5%의 청소년이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으며, 49.1%의 학생이 주요한 진로 계획으로 학습 및 상급학교 진학을 답했다. 만약 학교 밖 청소년이 입시에서 불이익을 얻게 된다면, 이들은 연속된 좌절을 경험하게 되므로 이들에 대한 공정한 입시 기회의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학교 밖 청소년의 입시는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 내신 성적이 대입에 가장 주요한 요소이던 2010년대에는 내신 성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 학교 밖 청소년의 대입 도전이 잦았다. 검정고시 성적을 내신 성적으로 환산하는 '비교 내신' 제도 덕분이다. 하지만 검정고시 출신들이 고등학교 정규 과정 졸업자보다 대학을 진학하기 쉽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교 내신 제도는 점차 축소되었고, 현재는 '인서울' 및 해당 수준의 대학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현재 입시에서는 성적, 수행평가, 기타 교내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 종합' 전형이 대세다. 학교 밖 청소년은 '대체 서식' 혹은 '청소년 생활기록부'와 같이 학교 밖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는 양식을 작성하여 제출해 지원할 수 있으나, 전문가가 부족하고 양식 자체가 고등학교의 생활기록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합격이 어렵다. 따라서 현재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생부 교과'나 '학생부 종합'으로 대표되는 수시 전형을 통해서는 상위권 대학 진학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검정고시 출신 청소년이 상위권 대학 진학을 희망할 경우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정시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이는 34만 명의 대학 모집 인원 중 약 7만 명 정도로 소수 전형이나 수능 점수 100%로 선발하기 때문에 비교적 동등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다. 하지만 '2028 대입 개편안'의 발표로 수능조차 위태로워졌다. 선택과목 제도가 폐지되면서 난도와 변별력의 저하가 예상된다는 점, 현재 교육과정에 맞지 않는 암기가 중심이 되는 시험이라는 점 등으로 서울대를 필두로 많은 대학이 수능 전형 선발 인원을 축소하고 있다. 또 수능의 변별력 약화로 정시 전형에서도 생활기록부를 반영하기 시작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서울대는 이미 2023학년도부터 정시 전형에서 생활기록부를 반영했으며 고려대는 2024학년도부터, 연세대는 2026학년도부터 생활기록부를 반영한다. SKY에 영향을 받는 입시 판도의 특성상, 정시 전형에 생활기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시 전형에서 생활기록부를 통해 보려는 것은 학교생활의 성실성, 전공과 관련된 교과목의 역량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이런 평가 제도라면 검정고시 출신 청소년은 정시 전형에서 생활기록부 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생부 교과 전형의 변화로 가능성을 잃었고,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원천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으며, 2028 대입에 이르러서는 수능 중심 전형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공정한 입시 보장을 위한 방법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단순히 개인의 어려움으로 인해 학교를 나왔을 뿐,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가능성과 권리가 충분히 있는 존재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상황을 정비하고 학습을 통해 힘차게 도달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