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미룬 조합장, 이제는 고발조치 된다
입주 끝났는데 60%가 그대로 운영 월급・상여금 타
2024-06-27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가 끝나 해산됐지만 조합 청산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월급과 상여금을 연금 타가듯 챙겨가는 꼼수를 막기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고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7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 조합 해산에 이어 청산 절차까지 정부·지자체가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도정법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아파트 소유권 이전이 끝나면 1년 이내에 해산 총회를 열고 청산인을 선임해 재산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 조합은 청산 작업을 통해 그간 비용을 결산한 뒤 추가 이익을 조합원들과 나누고 때로는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조합 해산 이후 청산인은 조합장이 맡는데, 청산인이 고의로 청산 절차를 지연해 조합원들과 갈등을 빚는 사례가 많았다. 청산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면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정산 수익금이 조합장(청산인)과 임원 월급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청산을 앞둔 조합이 조합장과 임원에게 공로금 명목으로 금전적 포상을 지급하는 관행을 놓고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에서는 조합장에게 성과급 1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이 가결되면서 내홍이 일었다. 원베일리 입주민 600여명은 조합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하고, 법률 대응을 위한 비용 모금에 들어갔다. 국토부가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해산한 전국 476개 재건축·재개발 조합 중 청산되지 않은 조합은 286곳(60%)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 해산 후 5년이 지났는데도 청산되지 않은 조합은 77곳이었다. 해산 후 10년이 지난 경우도 30곳 있었다. 특히 수도권의 해산 후 미청산 조합 비율이 높다. 해산한 서울 238개 재개발·재건축 조합 중 청산을 마치지 않은 조합은 150곳(63%)이었다. 경기에서는 해산 조합 61곳 중 45곳(73.8%)이 청산하지 않았고, 인천에서는 해산 조합 13곳 중 11곳(84.6%)이 미청산 상태다. 지난해 12월 개정 도정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시행을 앞둔 6개월간 전국에서 14개 조합의 청산이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