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신성장동력 육성으로 미래 그린다

‘3高 현상’ 장기화에 기존 사업 넘어 신사업 중요성 커져 롯데홈쇼핑·에이피알, 모바일 게임 통해 이목 끌기 나서

2025-06-27     민경식 기자
롯데홈쇼핑은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유통업계의 신성장동력 발굴이 한창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이어지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어 또다른 수익모델 개척에 박차를 가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실적 개선에 선방한 기업들도 마냥 미소를 짓지 못하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과 에이피알은 게임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게임 산업이 지속 성장과 동시에 이용자층 증가로 유통업계 사이에서 미래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특히, 유통시장 미래 소비 주축이 될 1020세대인 잘파세대와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의 공통 관심사이자 취미인 게임은 각종 상품 및 서비스와 연계하기 수월하고,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22조2149억원으로 2021년 20조9913억원 대비 5.8% 늘었다. 게임산업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21.3%로 가장 큰폭 신장했으며, 2021년에도 11.2% 상승했다. 2022년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 역시 전년 대비 0.9% 증가한 2082억 달러(한화 약 272조원)로 집계됐다. 한국의 경우 점유율이 0.2%P 오른 7.8%다. 이는 미국(22.8%)·중국(22.4%)·일본(9.6%)에 다음인 4위에 해당한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캐릭터 벨리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유통사 최초로 모바일 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를 선보인다. 자사 콘텐츠 사업 핵심 IP인 벨리곰을 접목해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해당 게임은 벨리곰 SNS 구독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1030세대의 선호도가 높은 퍼즐게임과 벨리곰의 세계관, 캐릭터 디자인 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내달 영국에서 1차 게임 론칭을 기점으로 태국, 인도네시아에 공개한 뒤 오는 9월 국내 시장에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10일 ‘에이지알’ 앱 기능을 개선하면서 신규 콘텐츠 ‘코끼리 게임’을 전면에 내걸었다. ‘코끼리 게임’은 이벤트 참여, 광고 시청 등을 통해 보상을 얻는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를 뷰티 분야에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에이지알 앱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한편, 게임 목표 완수 시 메디큐브 제품 증정 이벤트에 참여 가능한 응모권을 부여하는 등 앱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꾀했다. 에이피알은 코끼리 게임을 시작으로 오는 하반기 다양한 앱테크 서비스를 추가 마련하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해당 게임을 타국가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영토를 넓힌다. 주류업계는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시장에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이는 웰빙 트렌드에 따른 절주 문화 화산, 주종 다양화로 인한 소비자 취향 파편화, 소비 침체, 원부자재 상승 부담 등의 영향이 크다.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고 중·단기 해외 사업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제품 강화 및 유통 확대, 커뮤니케이션 확장 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해외시장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 일환으로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내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 해당 공장은 넓은 토지 면적(8만2645㎡·2만5000여평)을 바탕으로 초기 목표 생산량을 연 100만 상자로 잡았다. 롯데칠성음료는 4세대 맥주 ‘크러시’를 앞세워 몽골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시장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31일 몽골 국립체육경기장에서 ‘다바이다샤 쇼&콘서트’에 주류 메인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현지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선보인다. 현지 주요 유통 채널과 협력해 맞춤형 판촉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앞으로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미국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등 해외 시장 확장에 시동을 건다. 오비맥주는 파리올림픽 공식 맥주 파트너 카스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적극 알릴 방침이다. 특히, 올림픽 기간 에펠탑 근처 ‘코리아 하우스’에서 한국의 주류 문화를 테마로 ‘카스 포차’를 운영한다. 논알코올 음료 카스 0.0를 중심으로 마케팅이 이뤄진다. 역대 올림픽에서 맥주 브랜드의 논알코올 음료가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 장기화에 국내 유통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된 만큼, 한 우물파기가 아닌 새 우물 파기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내실 경영과 더불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진출해 기업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