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尹 '좌파 언론이 이태원 참사 전 사람 몰리게 했다'고 말해"

"김진표 전 의장이 공유…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어" "극우 유튜버 음모론 사실로 믿고 있지 않을까 싶다"

2024-06-28     문장원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고 말했다고 28일 주장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에게 윤 대통령이 했다는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발언의 파문이 커지는 모양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당시 원내 1당의 원내대표로서 수시로 국회의장을 만나왔다"며 "저와 자주 만나거나 통화하던 김 전 의장은 그 전부터 윤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논란이 된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매우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도 저는 생생히 전해 들어서 지금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22년 12월 5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두 분이 함께 참석한 후 오전 9시 15분경부터 30~35분가량 따로 만나서 나눴다는 내용"이라며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언급을 제가 김 전 의장으로부터 전해 들어 메모한 대로 옮기면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MBC와 KBS, JTBC 등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지인의 부녀도 그런 기사를 보고 뒤늦게 구경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 사건의 의혹을 먼저 규명하지 않고 이상민 장관을 사퇴시키면 혹시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니 정부의 정치적 도의적 책임도 수사가 끝난 후에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점은, 한복을 입고 바닥에 오일을 뿌렸다는 '각시탈'과 '밀어'라고 외쳤다는 '토끼머리띠 남성들', 정권 퇴진 행진 후 집결한 '민주노총 시위대'의 배후설 혐의는 10월 29일 참사 발생 후 각각 11월 7일과 11월 9일에 특수본에서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김 전 의장을 만난 12월5일까지도 이를 유력한 사실로 믿었던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상민 장관을 끝까지 해임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 지금도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을 사실로 믿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제가 원내대표를 하면서 윤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유튜브에 심취해 있다는 말은 여러 번 들었다"며 "김 전 의장이 평소 입이 매우 무겁고 없는 말을 지어낼 분이 결코 아니라는 점은 의정활동을 같이 해본 사람은 다 알기에 제 메모를 확신해 왔다. 그러다가 사회적 논란이나 법적 책임 때문에 수차례 사실관계를 검증했을 김 전 의장의 회고록에 실린 내용을 이번에 다시 확인하니 이젠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