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첫 TV 토론서 '난타전'···"트럼프는 투덜이" vs "바이든 직무 수행 끔찍"

경제·불법 이민·안보 등 주제로 토론 패배자·호구 등 서로 향한 멸칭도 난무

2025-06-28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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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첫 TV 토론을 벌인 가운데, 양측은 쉴 새 없는 난타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를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에 대해 토론했다. '경제 문제'가 주제로 올랐을 때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를 향해 "트럼프가 나에게 무엇을 남겨줬는지를 봐야 한다"며 "우리는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너무 부실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임기 중)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갖고 있었고 그렇게 잘했던 적이 없었다"고 반박하고서 "그는(바이든) 잘하지 못했고 인플레이션이 우리나라를 죽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말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받아쳤다. 최근 미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남부 국경의 불법 이민자 문제에 대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세의 주도권을 쥐었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경을 갖고 있었고 그는 그냥 그대로 뒀어야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을 개방한 탓에 다른 나라의 범죄자와 정신질환자, 테러리스트가 미국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부 국경에 사실상 빗장을 건 최근 행정조치를 언급하며 "지금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40%나 줄었다. 그(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났을 때보다 더 나아졌다"고 반박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속 지원하는 문제도 토론 주제로 올랐다.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바다(대서양)가 있다"면서 미국이 아닌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더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러시아의 침공을 제어하지 못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멈추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위협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결과 승복 여부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라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이 끔찍하게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면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기소도, 어떤 정치적 보복도 없이 다른 장소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사기 대선’ 주장에 대해 어떤 법원에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당신은 투덜이(whiner)이기 때문에, 당신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두 후보는 토론 시작과 종료 후 악수도 하지 않았고, 중간에 광고를 위한 휴식 때도 상호 접촉도 없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토론 중 서로를 '패배자'(loser), '호구'(sucker·이상 바이든이 트럼프에 대해), '이 자'(this guy·트럼프가 바이든에 대해), '최악의 대통령'(두 사람 다 상대에 대해) 등으로 지칭하며 날을 한껏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