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종룡號 ‘脫은행 속도전’
오는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 예고 동양·ABL생명 인수에도 집중 계획
2025-06-30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올해 하반기 들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탈은행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은행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르면 8월에 ‘우리투자증권(가칭)’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우리종합금융과 최근 인수한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한 뒤 해당 증권사를 출범, 증권업에 진출하는 것.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2000억원, 예탁 자산은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IB(투자은행)과 디지털을 강점으로 한 증권사를 추구할 방침이다. IB를 중심으로 리테일, S&T 등 단계적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초대형 IB로서 WM, IB, 트레이딩 등 각 부문 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정수 우리금융 부사장은 지난 5월 우리종금·한국포스증권 합병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금융위원회 등 당국에 승인 신청서를 낸 뒤 당국이 승인할 경우, 예정대로 된다면 올해 8월 중에는 양사가 통합되는 것이 목표”라며 “합병법인 사명은 우리금융의 높은 인지도를 고려하고, 사명에 ‘투자’를 넣어 그룹 증권업의 비전인 IB 부분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보험업 강화를 위해서는 M&A(인수합병)에 눈길을 돌렸다. 우리금융은 지난 27일 동양·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를 하기 위한 해당 기업 대주주와 비구속적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이들 회사에 대한 실사에 곧 착수할 예정이며, 인수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실사 결과를 토대로 본 입찰 참여를 결정한다. 지난 28일 롯데손보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우리금융은 이제 해당 생보사 인수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인수 가격에 대한 이견이 있어 해당 M&A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 측은 “동양·ABL생명은 인수 대상의 하나로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라며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상세하게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출범, 동양·ABL생명 인수 추진 등 최근 진행되는 증권·보험부문 강화 행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해 취임 당시부터 시작됐다. 작년 3월 우리금융 수장에 오른 임 회장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 등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강조해 왔다. 그가 사업구조 개편을 주창한 것은 2020년대 들어 은행에 편중된 사업구조에 기인한다. 우리은행이 지주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91.8%에서 2022년 92.6%, 지난해에는 10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우리카드·금융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순익이 전년 대비 최대 45%가량 급감하면서 은행 편중 순익 구조는 더 심화했다. 지난해 경쟁사 대비 부진했던 실적은 이런 행보를 더 가속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전년(3조1639억원) 대비 19.9%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보인 것과 달리 임종룡 회장의 첫해는 아쉬운 성과를 기록, 이를 타파하기 위해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선택한 모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 체제가 우리금융은 출범한 이후 비은행 사업 확대를 위해 증권·보험 인수전에서 단골손님으로 등장해 왔다”며 “이를 통해 이자 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구조 다각화할 방침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