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진입부터 난관…기존 산업 규제 적용 어려워

정부 신산업 육성 의지 불구 체감도는 낮아 세계 유니콘 기업 기준 사업 전개도 어려워

2025-06-30     신승엽 기자
신산업을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스타트업 중심의 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기존에 정립된 규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 활력 제고를 목표로 신산업 육성에 나섰다. 인공지능(AI) 등의 시장에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제도로는 신산업을 육성하기 어렵다. 기존 산업을 중심으로 설계된 규제가 신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산업 육성을 천명한 만큼, 맞춤형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신산업 육성 의지를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기술패권을 두고 세계 각 국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을 육성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외 활동에서도 신산업의 육성을 계속해서 언급하는 만큼, 정부의 지원도 강화되는 추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NextRise 2024, Seoul’ 축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세계적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등 세계시장을 선도할 신산업 10대분야의 초격차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규제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신산업으로 분류된 첨단재생의료산업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첨단재생의료제품의 생산 및 판매 과정 규제 완화를 요청했고, 중기부 측은 이러한 애로사항의 해소를 위해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의지는 호평받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실질적인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가 지속적인 현장 행보와 함께 규제 해소를 약속했지만, 아직 체감 가능한 대책은 찾기 어렵다”면서 “투자 등 경영 측면에서의 도움은 많지만,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규제는 신산업 육성에 부적합하다고 평가받는다.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중 상당수가 국내에선 사업을 펼칠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 중 8곳은 한국에서 아예 사업이 불가능하다. 9곳은 사업을 할 수는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 규제가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라는 응답도 높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창업 7년 미만 스타트업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7%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진입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 부문 스타트업 관계자는 “계속해서 규제 해소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각 업계에서는 단체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기존 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 업체들의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단체가 설립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