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 잃는 배달 시장…치킨게임 개시

사회적 거리두기 반사이익 종료로 대행업계 ‘요동’ 시장 규모 정상화 전까지 신규투자 없이 생존 불가

2025-06-30     신승엽 기자
길거리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배달 시장이 엔데믹 이후 자생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시장은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급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외식 수요가 배달로 이동한 결과다. 질병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지속성은 부족했다. 현재 배달 시장 전반에 침체기가 도래했고, 매각되는 사례도 존재했다. 시장 규모가 정상화될 때까지 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배달 시장은 코로나19 시기에 성장세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서비스 온라인 쇼핑(배달 시장) 규모는 2019년 3월 6945억원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3월 1조2524억원으로 80% 가량 증가했다. 2020년 12월에는 처음으로 월간 거래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될 때마다, 계속해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부터는 악재가 발생했다. 작년 배달 음식 소비 규모는 26조4012억원으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배달 음식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제한이 해제됐을 뿐 아니라, 억눌린 외식 수요가 반등해 배달 수요 감소를 불러왔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은 당초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으로 몸집을 불렸지만, 이후 상황에는 대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커진 시장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올 때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수익성이 부족한 대행 시장에 더욱 뚜렷한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은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22년 흑자를 기록한 뒤, 작년에는 7000억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거뒀다. 반면, 배달대행 3사(바로고‧로지올‧만나플래닛)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배달 대행업의 자생력 부족 현상은 이미 메쉬코리아 매각에서 드러난 바 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 2021년 7월 투자 유치 이후 1년 이상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무리한 사업 확대로 적자 기조도 계속해서 심화됐다. 2022년초 5000억원으로 추산된 기업가치는 2000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결국 작년 4월 hy(前 한국야쿠르트)가 메쉬코리아를 인수했다.  현재 바로고와 만나플래닛도 위기다. 바로고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2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100여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매각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바로고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부서 개편을 통한 재무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만나플래닛도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지난 5월부터 6월 11일까지 출금 서비스에 제동이 걸렸다. 5월 1일부터 5일까지,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출금이 막혔다. 최근 익명의 기업과 투자확정계약을 체결해 자금 수혈에 성공했지만, 이미 발생한 사태에 따른 지속성 우려를 피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정상화될 때까지는 대부분의 업체가 혼란을 겪을 수 있고, 한동안 어느 업체도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적자 기조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강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