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통상임금 판결 앞두고 경제계 우려하는 이유
재적조건부 급여 통상임금 인정 판결 잇따라 기업에 엄청난 비용 폭탄 작용 ‘갈등과 혼란’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 포함여부 판단도 쟁점
2025-06-30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통상임금에 대한 사법부 판단을 앞두고 경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재직조건부 급여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하는 판결들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법무법인 세종과 공동으로 ‘2024년 주목해야 할 노동판결 및 기업 인사노무전략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퇴직금 산정 시 경영성과급 포함, 통상임금 ‘재직자 조건’ 인정 여부 등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사전 대비와 대응 전략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욱 세종 파트너변호사는 재직하고 있는 직원에게만 지급하는 상여금 등 급여항목에 대한 통상임금 산정 포함여부에 대한 법적 다툼을 주목했다. 김 변호사는 “해당 판결은 3대 노동판결 중에 가장 빨리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법원이 재직조건부 급여의 통상임금 입장을 변경할 경우 기존 제외한다는 판결입장을 신뢰해 임금체계를 구축해 놓은 기업들에게 엄청난 폭탄으로 작용해 갈등과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재직조건부 급여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상황에 대비해 임금체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개편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재직조건부 급여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한 판례 법리가 정착된 듯 보였지만, 최근 이를 부정하고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하는 하급심 판결들이 선고되고 있다. 실제 5년째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있는 세아베스틸의 통상임금 소송의 경우 2심에서 재직자 조건 자체가 무효라며 기존 대법원 입장과 반대되는 판단을 최초로 내려 혼선을 빚고 있다.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 포함 여부에 대한 사법부 판단도 산업계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만일 대법원에서 경영인센티브를 임금으로 인정할 경우 그간 퇴직금, 휴업수당의 산정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돼 기업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 제2의 통상임금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제위기와 함께 장기간 내수침체로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부문의 사법리스크가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기업의 안정적 경영을 통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는 대법원 판결들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