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 논란에…野 "유족에 사과하라" 성토
'김진표 회고록' 파장…與 "尹, 그런 말 안 했을 것" 두둔
2024-06-30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정 세력의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치권 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참사 유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이태원참사특별법에 규정된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역시 조속히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30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유도되고 조작된 건 참사가 아니라 대통령의 의식 구조 아니냐"며 "지금이라도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한 분 한 분 만나 사과하고, 대통령의 상식을 국민에게 입증하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김 전 의장이 회고록을 통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자신의 건의를 윤 대통령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고 전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강 대변인은 "국민들은 이제야 대통령과 행정부의 비상식적 대응이 그릇된 사고 구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국정운영에 극우 유튜버의 주장과 음모론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하루 빨리 특조위를 구성하고 운영하라"며 "그것만이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대통령 의사 결정 구조의 건전성을 입증하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야당에서 윤 대통령에 연일 해명 및 대응을 촉구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회고록이 '왜곡'이라는 입장이다. 논란이 제기된 이후인 지난 27일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로 기자들에게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눴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대통령실은 "당시 참사 수습 및 예방을 위한 관계 기관 회의가 열릴 때마다 언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혹을 전부 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사고 당시 119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도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두둔 발언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은 28일 부산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 같은 말 같지 않은 것도 전 당력을 총동원해서 정치 공세를 하는 정당"이라며 "(김 전 의장 주장이 사실이면) 2년이 되도록 왜 이야기를 안 했나. 그런 말을 대통령이 하셨을 거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김 전 의장의 회고록 주장은) 정치적 패륜이고 인간적 패륜이라 생각한다. 국회의장이 그러면 안 된다"며 "제가 김 전 의장에게 가지고 있던 일말의 호감과 존경을 전면 철회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같은 논란에 대해 김 전 의장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SNS에서 "평소 의사정원 확대, 저출생 문제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소신과 추진력을 높게 평가해왔다"며 "최근 회고록에 언급한 이태원 참사 관련 대화에서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고심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다만 (회고록 글은) 대통령께 국민 일반의 눈높이가 아니라 정제되지 않은 극단적인 소수 의견이 보고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하려는 취지였다"며 "결론적으로 저의 의도와는 달리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