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일주일 만에 되돌아온 추경호···巨野 입법독주에 여전히 '속수무책'
구심점 복귀에도 108석 소수 與 한계 여전 野 전방위 특검 공세에 '적극 대응' 주문도
2025-07-0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의 표명 일주일 만에 국회로 돌아오면서 여당이 대야(對野) 투쟁을 위한 최소한의 진용을 구축했다.
다만 원내 구심점 회복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108석 소수 여당으로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제어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당 일각에선 국면 전환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며 당무에 본격 복귀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에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원장직을 헌납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는데,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대다수 의원들의 복귀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당무 복귀를 선언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보다 강력하게 맞서겠다며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저는 원 구성 협상 결과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지만,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과 강력한 대야 투쟁을 책임 있게 이끌어달라는 당과 의원들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 다시 원내대표직에 복귀했다"며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민주당의 놀이터가 된 국회를 국민의 국회로 되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민주당은 법사위와 운영위 등을 강탈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과 탄핵 정치의 교두보로 삼고, 막무가내식 입법 폭주를 자행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여기서 배수진을 치고 108명 의원 전체가 똘똘 뭉쳐 민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가열차게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당장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입법 강행을 제어할 '묘책'을 가진 상황은 아니다. 22대 국회에서 170석을 보유하게 된 민주당은 '본회의 수문장'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까지 가져가며 어떤 법이라도 속전속결로 본회의까지 올릴 수 있다. 일례로 민주당은 지난달 12일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채상병 특검법'을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했는데, 이르면 오는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를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회 한 달도 채 안 돼 채상병 특검법을 휘몰아친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여론전 외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막을 방법이 비대위에서 논의된 게 있느냐'는 질문에 "비공개 회의에서 따로 논의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채상병 특검법 외에도 야 5당이 지난 27일 공동 발의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도 2일 본회의에서 보고될 공산이 크다. 여당은 오는 4일 '6월 임시국회' 기간이 종료되는 만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마저도 야당이 '토론 강제 종료'로 맞설 수 있어 완벽한 대응책은 아니다.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무제한 토론종결 동의를 국회의장에게 요구하고,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나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하면 토론은 강제로 종료된다. 민주당을 필두로 한 거야가 쟁점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국민이힘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당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주당이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 등을 직접 겨냥한 특검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반격 수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 여당 인사는 <매일일보>에 "민주당의 전방위적 특검 공세에 당이 너무 점잖게 대응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만 의존할 수 없다. 거야에 맞설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했다.